홍콩 갑부 리카싱, 90세 앞두고 은퇴…장남 후계자로 지명(종합)

입력 2018-03-16 20:11  

홍콩 갑부 리카싱, 90세 앞두고 은퇴…장남 후계자로 지명(종합)
맨손으로 그룹 세운 입지전적 인물…세계 23번째 부자
중국 자산 매각설 '일축'…"젊은이들 경쟁력 키워야"



(서울·홍콩=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안승섭 특파원 = 홍콩 최고 갑부인 리카싱(李嘉誠·89) CK허치슨홀딩스(長江和記實業) 회장이 현직에서 은퇴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 통신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등이 16일 보도했다.
리 회장은 이날 실적 발표 회견 직후 성명을 내고 "나는 그룹 회장에서 물러나기로 최근 결심했다"고 밝히고 장남인 빅터 리(李澤鉅·53)를 후계자로 지명했다.
리 회장은 "지난 세월 동안 주주들에게 가치를 창출하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어 기뻤다"며 "이는 저의 가장 큰 영예이며, 저를 사랑하고 지지해준 모든 사람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태어난 리 회장은 소년 시절 홍콩으로 이주해 항만, 통신, 소매, 부동산 등의 사업에서 성공 신화를 일궈 "슈퍼맨"으로 불렸으며, 자산이 360억 달러(포브스 집계 기준)에 달해 홍콩 최고 갑부로 올랐다.
세계 순위에서는 23번째 부자다.
리 회장은 오는 7월 90세를 앞두고 퇴임할 것이란 설이 지난해부터 제기돼왔다. 그는 오는 5월 주주총회에서 공식 은퇴할 예정이다.
리 회장은 CK허치슨홀딩스와 CK애셋홀딩스의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장남 빅터 리에게 물려준 후 고문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그는 이사회 요청에 따라 고문직을 맡아 계속 그룹에 기여를 하면서 중대 사안에 의견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고문료로는 연간 5천홍콩달러(약 68만원)만을 받을 예정인데, 그는 CEO로서도 5천홍콩달러의 월급만을 받아왔다.
리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후에는 자선 사업에 전념해 의료 부문과 사회적 이슈 등에 특화한 'KS-LK 재단'을 운영할 방침이다.
이날 CK허치슨홀딩스는 지난해 351억 홍콩달러(약 4조8천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전년보다 순익이 6% 늘었다고 밝혔다. CK애셋홀딩스는 203억 홍콩달러(약 2조8천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리카싱은 홍콩 최대 통신회사 PCCW의 회장인 둘째 아들 리처드 리(李澤楷·51)에게는 CK허치슨홀딩스 등의 사업 영역과 겹치지 않는 분야의 회사를 인수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지원한다고 일찌감치 밝혔었다.




중국 광둥(廣東)성 태생인 리카싱은 12살 때 부모를 따라 홍콩에 와서 1950년 플라스틱 조화를 제조하는 청쿵공업을 창업했다.
리 회장은 1960년대 말 중국 문화대혁명의 불안이 홍콩까지 번졌을 때 기회를 잡아 자신의 회사 청쿵을 통해 부동산을 사기 시작했다. 그가 사들인 부동산마다 가격이 치솟았기 때문에 선견지명이 있었던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후 항만, 통신, 소매, 부동산, 에너지 등 전방위로 사업을 확장해 아시아 최대의 재벌 그룹 중 하나를 건설했다.
리 회장은 덩샤오핑(鄧小平)이 1980년대 초 개혁개방을 본격화한 후 중국에 처음 들어간 외국 기업인 가운데 하나다. 덩샤오핑(鄧小平)과 가까웠으며 뒤를 이은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현 지도자인 시진핑(習近平) 주석과는 관계가 긴밀하지 않다는 소문이 돈다.
그는 2011년 중국에서 부동산 자산을 줄이기 시작했으며, 이후 호주와 캐나다, 영국에서 새로운 투자를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들 지역의 정치 환경이 더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하다는 판단을 그가 내렸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이 때문에 중국 언론에서 본토 투자를 포기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리 회장은 이날 중국 내 자산을 해외로 이전한다는 소문에 대해 "터무니없고 말도 안 된다"고 일축하면서 "우리 그룹은 허스키 에너지의 천연가스 프로젝트를 포함해 중국 해안 지역에만 400억 위안(약 6조8천억원)의 투자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80대의 나이에도 새벽 5시에 일어나 집 옆에 있는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다. 하지만 수 년 전 운동하다 다쳐 미국에서 척추 수술을 했으며, 지난해 주주총회는 복통으로 참석하지 못하는 등 건강이 약화한 모습을 보였다.
리 회장은 홍콩 부동산 시장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했다.
그는 "주택담보대출 이율이 2%포인트 이상 오르는 것을 보지 못했다"면서 "충분한 자금이 있고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을 상환할 능력이 있다면 자신이 살 주택을 사는 것은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젊은이들에 대해서는 "젊은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기회는 많이 있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젊은이들이 지식의 축적을 통해 자신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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