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인 주소를 '술집 건너편 목장 부부'로 적은 소포 배달

입력 2018-03-17 08:55  

수신인 주소를 '술집 건너편 목장 부부'로 적은 소포 배달

(오클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 뉴질랜드에서 수신인 주소를 '술집 건너편 어딘가에 진입로가 길고 소가 있는 목장에 사는 케이와 필립'이라고 쓴 소포가 무사히 본인들에게 배달돼 화제다.
이들이 사는 곳이 뉴질랜드 남섬에 있는 커스트라는 조그만 시골 마을이긴 하지만 동네 이름과 번지, 수신인 성이 적혀 있지 않을 뿐 아니라 술집과의 거리도 실제로는 자동차로 15분 정도 되기 때문이다.
뉴질랜드 헤럴드는 수신인의 주소가 통상적인 표기 방식으로 적혀 있지 않은 우편물은 발신인에게 되돌려 보내는 게 보통이지만 뉴질랜드 우정 공사가 이 우편물을 본인들에게 제대로 배달했다고 16일 소개했다.
주민 수가 450명인 커스트 지역 우체국은 이 우편물이 다른 지역에서 배송돼 오자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려 케이와 필립을 아는 사람을 찾는다고 공지했다.
페이스북에 올라간 사진은 2천여 회의 공유를 기록했고 케이 워싱턴을 아는 친구도 이 사진을 보게 됐다.
친구로부터 연락을 받은 케이는 사진을 보는 순간 수신인이 자신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남편 필립과 함께 펀사이드 목장에 사는 케이는 지난 14일 페이스북에 난 사진을 보는 즉시 커스트 우체국에 전화를 걸었다며 "어디서 소포가 올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우체국에 전화하면서도 누가 무엇을 보냈는지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발신인은 크라이스트처치 요양원에 사는 이렌 미킹스라는 70대 할머니로 밝혀졌다. 소포 뒤편에 이름이 적혀 있었다.
눈이 거의 안 보이는 미킹스는 커스트에 사는 며느리를 찾아왔을 때 두어 차례 워싱턴의 집에서 식사하고 간 인연이 있었다.
그는 시력이 좋지 않은 데도 바느질하는 것을 좋아해 옷이나 액세서리를 만들어 다른 사람들에게 선물하는 게 취미였다.
그는 음식 대접을 받았던 워싱턴 부부에게도 선물을 보내고 싶었으나 주소를 모르자 자신이 기억하는 주소지의 특징을 소포 수신인란에 적어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는 미킹스가 대단히 사랑스럽고 기발한 생각을 하는 노인이라며 소포 안에는 앞치마와 식탁보가 들어 있었다며 고마워했다.

ko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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