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도 스트롱맨 득세…말레이·캄보디아·인니 선거판 '흔들'

입력 2018-03-22 15:20  

동남아도 스트롱맨 득세…말레이·캄보디아·인니 선거판 '흔들'
'33년 절대 권력' 훈센 캄보디아 총리, 5년 임기 연장 확실시
말레이 총리직에 은퇴한 철권통치자 도전…인니 대선에 군부출신 재도전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강력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막강한 권한을 휘두르는 '스트롱맨' 바람이 동남아시아에도 불고 있다.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처럼 조만간 절대 권력자의 초장기 집권 시대를 열 것으로 전망된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은퇴한 철권 통치자가 '화려한 부활'을, 인도네시아에서는 군부 출신이 정권 교체를 모색하고 있다.



오는 4월 말이나 5월 초로 예상되는 말레이 총선에서 나집 라작 현 총리와 마하티르 모하마드 전 총리가 정면 대결한다. 이 총선에서 이긴 다수당이 총리직을 차지한다.
92세의 나이에 야권의 총리 후보로 나선 마하티르 전 총리는 1981년부터 22년간 말레이시아를 철권통치한 독재자라는 이미지와 국가 근대화를 이끈 '국부'라는 평가가 점철돼 있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2009년 당시 나집 부총리를 총리 자리에 앉힌 '킹메이커'이자 든든한 정치적 후원자였지만 2015년 나집 총리가 국영투자기업의 자금을 횡령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등을 돌렸다.
나집 총리는 이 국영기업의 자금 세탁 등 불법 해외활동 의혹과 관련, 해당 국가 사법기관의 조사를 받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야권의 사퇴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나집 총리는 2016년 치러진 일부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며 권력 기반을 강화했지만, 반부패 여론 때문에 이번 총선의 승리를 마냥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근 마하티르 전 총리는 나집 총리가 집권여당연합 국민전선(BN)의 승리를 위해 무슨 수단이든 쓸 것이라며 "말레이시아는 물론 세계 역사상 가장 지저분한 선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BN은 성명을 통해 "국민이 92세의 전 독재자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마하티르 전 총리는 질 것"이라고 맞받았다.



캄보디아에서는 오는 7월 총선이 실시된다. 여당인 캄보디아인민당(CPP)의 압승과 33년째 권좌에 앉아있는 훈센 총리의 임기 5년 연장이 확실시된다.
훈센 총리는 국제사회와 인권단체의 우려에도 지난해 제1야당인 캄보디아구국당(CNRP) 대표에게 반역죄를 적용해 구속하고 CNRP를 해산하는 등 정권 연장에 걸림돌이 되는 정적들을 제거했다.
앞서 훈센 총리는 "10년 더 집권하겠다"고 공언했다. 그의 뜻대로 되면 40년 넘게 통치자의 자리를 누리게 된다.
훈센 총리는 21일 한 행사에서 현재 투옥된 야당 인사들의 사면 불가 입장과 함께 '색깔 혁명'에 대한 지속적인 단속 의지를 밝혔다.
색깔 혁명은 2000년대 구소련 연방에 속한 국가와 중앙아시아에서 번진 정권 교체 운동을 가리키는 것으로, 훈센 총리는 자국 내 이런 운동을 국가 전복 행위로 간주한다.



인도네시아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선거 열기가 점차 달아오르고 있다.
원내 1당인 투쟁민주당(PDI-P)은 지난달 전당대회를 열어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현 대통령을 차기 대선 후보로 일찌감치 지명했다.
가난한 목수의 아들로 태어나 자수성가한 조코위 대통령은 친서민 정책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기대에 미치는 못한 경제 성장세와 빈곤 완화 등이 마이너스 요인으로 꼽힌다.
조코위 대통령의 재선에 맞설 야권의 대표 주자 가운데 한 명으로 군 장성 출신 정치인인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인도네시아운동당 총재가 떠오르고 있다.
그의 측근은 최근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시장에 가서 사람들에게 4년 전보다 삶이 나아졌다고 물어보면 '그렇지 않다. 좋은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고 말한다"며 경제를 선거전의 이슈로 삼을 계획임을 밝혔다.
프라보워 총재는 독재자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사위로, 수하르토 집권 기간(1967∼1998년)에 군 요직을 거치고 동티모르 학살 사건 등 군이 저지른 각종 인권 유린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프라보워 총재는 지난 대선에서 보수세력의 지지를 등에 업었지만, 조코위 대통령에게 패배하자 선거 불복을 선언하기도 했다. 프라보워 총재가 아직 공식 선언하지 않았지만 그의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보도가 잇따른다.
프라보워 총재에 대한 지지율은 조코위 대통령을 크게 밑도는 것으로 알려져 선거 자금 마련과 선거 전략이 관건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 대선처럼 흑색선전이 난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kms123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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