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정당 연정은 그대로 유지…민심 달래기에는 역부족 비판도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마피아와 정치권의 유착을 취재하던 기자의 피살로 총리와 내무장관이 사퇴한 슬로바키아가 22일(현지시간) 새 내각 구성을 마무리 지었다.
안드레이 키스카 슬로바키아 대통령은 이날 페테르 펠레그리니 총리를 공식 임명하고 새 정부 내각 구성을 승인했다.
내무장관은 무소속으로 우체국 최고경영자를 지낸 토마스 드루커가 임명됐다.
유럽의 장수 총리 중 한 명이었던 로베르트 피초 전 총리는 지난달 25일 발생한 탐사보도 기자 잔 쿠치악 피살 사건의 책임을 지고 이달 15일 사퇴했다.
쿠치악은 이탈리아 마피아 조직과 피초 총리의 측근 등 정치권 인사들이 거액의 유럽연합(EU)의 보조금을 빼돌린 의혹을 취재하고 있었다.
피초 총리의 최측근으로 쿠치악의 기사에서 마피아와 유착이 있는 것으로 지목된 로베르토 칼리낙 전 내무장관은 13일 사퇴했다.
피초 전 총리 사퇴 이후 일주일 만에 새 내각이 꾸려지기는 했지만 반정부 여론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펠레그리니 총리는 연립정부를 유지하는 조건으로 사퇴한 피초 전 총리가 후임으로 지명한 인사여서 경찰과 검찰이 피초 전 총리 측근들의 비리를 공정하게 수사할 것으로 믿는 시민들은 거의 없다.
쿠치악의 죽음 이후 대규모 집회를 주도했던 시민단체들은 23일에도 브라티슬라바에서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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