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또 다시 꼭두각시 대통령이 될 수밖에 없다.", "무기력한 정부를 이끌고 구체적인 성과를 낼 인물이다"
미얀마의 최고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의 '꼭두각시'로 불렸던 틴 초(71) 대통령이 전격 사임하고 후임으로 수치의 또 다른 측근인 윈 민트(67) 전 하원의장이 급부상하면서, 그가 향후 대통령으로서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틴초 대통령 사임 당일인 지난 21일 하원의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차기 대통령 후보로 떠오른 윈 민트는 1985년부터 고등법원 변호사로 활동했고 '88항쟁'으로 불리는 1988년 반독재 운동에 관여했다가 체포돼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1990년 총선을 앞두고 풀려난 그는 그해 하원의원으로 당선됐지만, 군부가 총선을 무효로 하면서 의정 활동은 하지 못했고, 2012년 보궐 선거에 다시 도전해 수치와 함께 하원에 입성했다.
또 2015년 수치의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총선에서 압승한 뒤에는 하원의장의 임무를 부여받았다.
이처럼 윈 민트의 정치 이력은 수치에 의해 좌지우지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이번에도 수치의 간택을 받은 그가 '대리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러나 윈 민트의 강경한 성향상 존재감 없는 대통령으로 남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지난 2년간의 하원의장 재직 동안 그는 전체 의석의 25%에 해당하는 군부 측 의원들을 강경하게 통제했고, 국정 개혁에 딴지를 걸려는 군부 측의 문제 제기를 철저하게 차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윈 민트가 대통령이 될 경우 군부와 마찰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또 문민정부 출범 초기에 자신을 대신할 '순종적인 대통령'을 원했던 수치가 오는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지지부진한 국정을 추슬러 가시적 성과를 낼 '구원투수'를 원했고 이런 배경에서 강력한 추진력을 가진 윈 민트가 선택됐다는 관측도 있다.
수치가 주도하는 여당인 NLD는 지난 2015년 총선에서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전체 선출직 의석의 80%, 전체 의석의 59%를 휩쓸었다.
그러나 이듬해 출범한 NLD의 문민정부는 구체적인 성과 없이 2년을 보냈고, 수치는 로힝야족 '인종청소' 등 문제로 민주화와 인권의 아이콘에서 인권탄압의 대명사로 전락한 상태다.
수치가 이런 국정 난맥상을 극복하고 2020년 총선에서 다시 국민의 선택을 받으려면 새 대통령에게 자신의 권한을 분배해야 한다는 조언도 잇따른다.

독립언론인 이라와디의 영문판 에디터인 초 조 모에는 칼럼을 통해 "윈 민트는 국정 최고 책임자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 중 최선이지만, 그를 상징적 대통령으로 남게 하지 않으려면 수치 자문역이 그에게 더 많은 권한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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