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미스매치] '빈 일자리' 연봉도 모르면서 가라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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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03-25 06:01  

[일자리미스매치] '빈 일자리' 연봉도 모르면서 가라는 정부

[일자리미스매치] '빈 일자리' 연봉도 모르면서 가라는 정부

중소기업 빈 일자리 평균연봉 등 처우 '깜깜이'

구직사이트 공고 중소기업 절반…연봉 2천400만원 못 미쳐

(세종=연합뉴스) 정책팀 = 정부가 최근 내놓은 청년 일자리 대책의 핵심은 각종 지원을 통해 20만개에 달하는 중소기업 '빈 일자리'에 청년들을 유인하겠다는 것이다.



최대 '1천35만원+α'의 지원으로 실질소득이 대기업 수준에 근접하도록 해 청년 실업문제와 중소기업 구직난을 모두 해결하는 대책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 빈 일자리의 구체적인 급여 수준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가정에 따른 계산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중소기업의 구직정보를 통해 파악해 본 중소기업의 처우는 정부의 가정에 미치지 못했다.

25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최근 발표된 청년 일자리 대책에서 제시하는 빈 일자리는 약 20만1천 개다.

정부는 청년내일채움공제 등 대책을 통해 중소기업 취업자가 '1천35만원+α'의 지원을 받으면 실질소득이 대기업에 근접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2016년 한국경영자총협회 조사 결과 초임 연봉은 대기업 3천800만원, 중소기업은 2천500만원이기에 정부 지원으로 처우 격차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셈법은 정부의 희망 사항일 뿐 현실과 매우 동떨어져 있다.

중소기업 초임 2천500만원은 이미 채워진 일자리이기 때문에 빈 일자리의 평균연봉은 아니다.

통상 일자리는 처우가 좋은 곳부터 채워지기 때문에 빈 일자리의 연봉은 이보다 낮을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빈 일자리의 처우를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20만1천개 빈 일자리 중 제조업·교육 등 10만6천 개가량은 '비교적 괜찮은 일자리'라고 정부는 강조하지만, 이 빈 일자리의 연봉 수준이나 복지 수준은 파악된 것이 없다.

실제 구직시장에 나와 있는 중소기업 일자리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현실은 정부의 가정에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3일 기준 취업포털 '인크루트'에 올라온 중소기업(대기업, 공공기관, 비영리기관을 제외한 나머지) 구직 공고 중 연봉을 제시한 업체는 총 5천492개였다.

이 가운데 34.8%인 1천909개 업체가 연봉 2천만∼2천400만원을 제시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연봉 2천400만원 이하를 제시한 곳은 2천634개 회사로, 전체의 48%에 달했다.

정부가 근거로 제시한 중소기업 초봉 평균 2천500만원이 2년 전 기준임을 고려한다면, 그만큼 시간이 지나도 빈 일자리 처우의 열악함은 개선되지 않은 셈이다.

이런 점을 종합하면 중소기업 구직난을 해소하고 청년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는 정부의 '특단의 대책'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은 "단기적인 웃돈을 줄 테니 중소기업에 가라는 정책으로 과거 정부에서 계속해 오던 정책에서 지원 액수와 기간을 늘렸을 뿐"이라며 "효과가 전혀 없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정합한 정책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 이사장은 "청년들이 '저 직장을 다니면 가정도 꾸리고 아이도 낳을 수 있겠네'라고 생각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지만 현재 중소기업은 그런 곳이 아니다"며 "처우가 좋지 않아 그야말로 없어져야 할 일자리도 이번 정책을 통해 지원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은 '미스매칭' 해소와 거리가 멀다"고 평가했다.

2vs2@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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