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항공사 "책임 다 못 진다" 발뺌…연주단 공식 클레임 제기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가 6월 월드컵 축구대회를 앞두고 사전 문화행사로 개최하는 아코디언 국제콩쿠르에 참가한 한국 연주단의 악기들이 현지 항공 운송 과정에서 파손되는 사고가 나 논란이 일고 있다.
콩쿠르 참가를 위해 러시아에 온 '김지연 아코디언 팝스오케스트라’측에 따르면 이들이 24일 오후(현지시간) 수도 모스크바에서 콩쿠르 개최지인 러시아 남부 도시 로스토프나도누로 이동하려고 현지 항공사 아예로플로트 여객기를 이용하면서 사고가 일어났다.
연주단 19명은 항공사가 주말 여행객으로 여객기가 만석이라는 이유로 악기 기내 반입을 허락하지 않으면서 1대당 한화 5만 원 상당의 추가 요금을 물고 악기를 화물로 부쳤다. 그러면서 "악기이니 특별히 취급에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런데 막상 이날 밤 10시 40분께 로스토프나도누 공항에 도착해 짐을 찾아보니 거의 모든 악기가 손상 또는 파손된 것으로 확인됐다.
어떤 악기는 몸체가 심하게 일그러져 아예 연주가 불가능할 정도였다.
이에 연주단이 공항으로 나온 러시아 콩쿠르 주최 측 관계자들과 함께 항공사에 '클레임'을 제기했으나 항공사 측은 일부 악기에만 '파손 주의' 스티커가 붙어 있었고 대다수 악기에는 아무런 표식이 없었다며 전적으로 책임질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연 아코디언 팝스오케스트라 한용창 상임고문은 그러나 "모든 악기에 스티커를 붙였기 때문에 항공사 측 주장은 말이 안 된다"고 반박하면서 "항공사 측의 미온적 태도로 연주단이 공항에서 새벽 3시까지 승강이를 벌이고 배상 청구서를 작성하느라 큰 불편을 겪었다"고 전했다.
한 고문은 "악기 파손으로 25일로 예정됐던 한국 단원들 연주도 26일로 연기했으나 모든 악기가 연주 전까지 다 수리될지 모르겠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연주단은 콩쿠르 주최 측 변호사를 통해 공식 클레임 절차를 진행하는 한편 주러 한국대사관에도 도움을 요청했다.
한국대사관은 "항공사 측에 항의 서한을 보내는 등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아코디언 국제콩쿠르는 미국, 영국, 오스트리아, 브라질, 스페인, 러시아 등 60개 국제아코디언연합 회원국들이 해마다 돌아가며 개최하는 국제대회로 올해는 러시아 월드컵 사전 문화행사로 3월 23~27일 열린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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