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연예인 홍보대사, 효과 없는데 예산은 '펑펑'

입력 2018-03-28 08:15   수정 2018-03-28 08:41

지자체 연예인 홍보대사, 효과 없는데 예산은 '펑펑'
전문성 없고 겹치기 활동…일부선 주민 홍보대사 활용 움직임

(청주=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충북 옥천군은 28일 '찌지리'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는 품바 가수 정종학(45)씨를 홍보대사로 위촉한다.

팬클럽이 따라붙을 정도의 축제장 유명인이면서 관내 사회복지시설에서 꾸준히 봉사활동을 한다는 게 선정 배경이다.
그는 홍보대사가 돼 이 지역 축제에서 단독 공연을 펼치는 '특권'을 부여받는 대신 전국을 돌면서 옥천 농산물 홍보활동을 맡게 된다.
군은 그에게 따로 보수를 주지는 않지만, 관내 축제장에 설 때는 따로 '수고비' 정도를 챙겨줄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정씨가 웬만한 연예인 못지않은 축제장 스타여서 큰돈 들이지 않고 지역 홍보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은군은 지난해 가수 박상민, 개그맨 엄용수·김학래와 더불어 품바 가수 최현숙(예명 버드리)씨를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작년 10월 이 지역 대추축제 무대에 선 게 인연이 됐다.
이들 말고도 군은 2011년부터 가수 남진·안다미·민지를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당시 활동기간을 따로 정해놓지 않아 서류상으로는 지금도 활동 상태다.
하지만 이들은 여러 해 동안 공식적인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군청 내에서조차 홍보대사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
보은군의회 하유정 의원은 "군청 공무원도 모르는 홍보대사가 무슨 활동을 하느냐"며 "무분별한 연예인 홍보대사 위촉 관행을 신중하게 고민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충주시는 방송인 조영구, 축구선수 구자철 등 13명을, 음성군은 개그맨 최양락·팽현숙 부부 등 9명을, 제천시는 탤런트 임현식·김나운과 가수 김태곤 등 27명의 홍보대사를 위촉해놨다.

말이 홍보대사지 사실상 활동은 거의 이뤄지지 않는 상태다.
각 시·군은 조례를 통해 홍보대사 운영 규정을 마련해놓고 있다. 조례상 홍보대사는 '무보수 명예직'을 원칙으로 한다.
그러나 일선 시·군은 출연료 등의 명목으로 금전적인 보상을 해준다. 상당수의 지자체가 홍보대사 운영에 적지 않은 예산을 집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동군 홍보대사인 '뽀빠이' 이상용씨는 곶감 CF에 출연하면서 3천만원의 모델료를 받았다. 또 농산물 판매행사 등에 참가할 때마다 100만원 안팎의 활동비도 따로 받는다.
2012∼2015년 옥천군 홍보대사로 활동한 가수 박상민씨한테도 4년 간 출연료 등 8천여만원이 지급됐다.
옥천군의회 조동주 의원은 "재능기부 형태로 운영돼야 할 홍보대사 운영에 적잖은 예산이 들어가는 것은 문제"라며 "일부 연예인은 여러 지자체 홍보대사로 겹치기 활동을 하고 있어 본연의 취지조차 살리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청주시는 지난해 직장인·사회활동가·대학생·주부 등 50명을 시민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이들은 온·오프라인서 주요 행정이나 축제 등을 알리는 역할을 한다.
운영비라야 한해 2∼3차례 워크숍을 통해 홍보기법 등을 가르치는 정도여서 예산도 거의 들지 않는다.
청주시 관계자는 "연예인을 앞세운 홍보가 반짝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지속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며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홍보활동이 더 오래가고 의미도 크다"고 평가했다.
충북도 역시 2010년부터 자원봉사 형태의 도민 명예홍보대사를 운영 중이다. 2016년 활동을 시작한 제4기 홍보대사에는 133명의 도민이 참여하고 있다.
bgi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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