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세월호 때 최순실과 논의후 중대본 갔다…확인된 '비선실세'

입력 2018-03-28 15:48   수정 2018-03-28 17:28

朴, 세월호 때 최순실과 논의후 중대본 갔다…확인된 '비선실세'

박근혜, 참사일 오전 내내 특별한 조치 없다가 崔와 회의후 중대본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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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국민적 의혹이 가시지 않은 이른바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중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비선실세' 최순실씨와 관저에 함께 있었던 사실이 검찰 수사에서 새로 확인됐다.
국민 안전을 최종적으로 책임지는 대통령이 대규모 재난 상황이 발생했는데도 참모회의를 긴급 소집하지는 않고 최씨를 불러 수습책을 상의했던 정황이 드러나면서 다시금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28일 검찰이 발표한 '세월호 참사 보고시간 조작 사건' 수사결과를 보면 최씨는 참사 당일 오후 2시 15분께 청와대 관저를 방문해 박 전 대통령을 비롯해 이재만·정호성·안봉근 전 비서관 등 '문고리 3인방'과 회의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오후 2시 53분께 박 전 대통령이 머리 손질을 요청한 점에 비춰 최씨 등과 나눈 회의는 40분 가까이 진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회의에서 박 전 대통령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방문을 결정했다.
세월호 참사 관련 첫 상황 보고서가 관저에 도착한 것은 당일 오전 10시 19∼20분께라고 검찰은 밝혔다. 이미 구조를 위한 골든타임인 오전 10시 17분이 지난 때였다고 검찰은 규정했다. 이런 상황인데도 박 전 대통령은 당일 오전에 특별한 조처 없이 구조와 수색을 철저히 하라는 원론적 지시만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사태 수습을 위한 사실상의 첫 행보로 여겨질 만한 중대본 방문은 당일 오후 최씨와 회의를 연 뒤에 긴급히 결정된 것으로 추정된다. 중대본에 박 전 대통령이 모습을 나타낸 것은 당일 오후 5시 15분이었다.
'세월호 7시간 의혹' 은 참사 당일 첫 상황보고 이후 중대본 방문 시점 전까지 7시간 동안 박 전 대통령이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를 전혀 알 수 없다는 의문에서 제기됐다. 이 의혹은 박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과정에서도 첨예한 쟁점이 됐다.
좀처럼 행적을 알기 어려웠던 7시간 가운데 박 전 대통령이 최씨를 만났다는 사실이 이번 검찰 수사를 통해 드러난 것이다. 당일 간호장교와 미용사 외에 외부 방문인이 없었다던 전 정부 청와대 주장도 거짓이었던 것이 드러났다.
최씨의 관저 방문은 이영선 전 청와대 경호관이 운전한 업무용 승합차가 남산 1호터널을 오후 2시 4분과 오후 5시 46분 통과한 내역 및 이영선 경호관이 사용한 신용카드 내역 등을 단서로 삼아 문고리 3인방 등을 조사해 확인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최씨는 당시 관저 인수문 안까지 검색절차 없이 차를 타고 들어올 수 있는 'A급 보안손님'으로 관저를 방문했으며, 그의 방문을 미리 알고 있던 문고리 3인방이 그 전에 관저로 와서 대기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관저 내실 안 회의실에서 5인 회의 후 중대본 방문이 결정되자 정호성 전 비서관이 윤전추 전 행정관에게 화장과 머리손질을 담당하던 정송주·정매주씨에게 연락하도록 지시, 윤 전 행정관이 "많이 급하십니다"라며 오후 2시 53분에 문자메시지로 정씨에게 청와대로 올 것을 요청한 것도 확인됐다.
검찰은 당시 최씨의 청와대 방문일정은 세월호 사고 때문에 잡힌 것이 아니라 사전에 예정돼 있었으며 이런 식으로 현안에 대해 회의하는 일이 자주 있었던 것으로 본다는 입장이다. 그 때문에 문고리 3인방도 미리 관저에 와서 대기했던 것으로 본다는 설명이다.
최씨의 부당한 국정 개입은 문화와 체육뿐 아니라 교육, 의료, 산업, 심지어 외교 분야에서도 사실이 자행됐다는 사실이 그간 특검 및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졌다.
그러나 최씨가 실제 국정운영에 어느 정도까지 개입했는지는 명확히 파악되지 않은 부분이 많다. 당사자인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입을 굳게 다물고 있는 탓이다.
박 전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상황을 듣고서 청와대 참모진이 아닌 최씨를 긴급히 불러 '밀실 회의'를 먼저 연 것으로 조사된 것을 보면, 박 전 대통령이 주요 국정운영과 관련해 최씨의 의견에 얼마나 의존했는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최씨는 비선실세라는 세칭이 과장된 것이란 입장을 고수해왔다.
앞서 최씨 측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지난해 12월 1심 결심공판 의견진술에서 "두 사람 간 관계는 40여년 인연을 맺어 왔으나 대등한 관계가 아니었다"며 "최씨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박 전 대통령 뜻에 따라 사적인 부분을 조력한 것일 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검찰은 이날 수사결과 발표에서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의 조사 거부로 최씨의 이날 관저 방문 목적을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최씨의 이날 방문은 박 전 대통령과의 사이에 예정돼 있었고, 회의에서 중대본 방문 논의가 있었던 것은 사실로 확인된다"라고 말했다.
p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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