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건강 악화로 물러난 틴 초(71) 대통령의 뒤를 이어 미얀마의 10대 대통령으로 28일 선출된 윈 민트(66)는 법률 전문가이자 노련한 정치인이다.
미얀마 남부 아에야와디 출신으로 양곤 예술과학대에서 지리학을 전공한 그는 1985년부터 고등법원 변호사로 활동했다.
미얀마의 실권자 아웅산 수치가 주도하는 현 여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창립을 주도한 그는 '88항쟁'으로 불리는 1988년 반독재 운동에 관여했다가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1990년 총선을 앞두고 풀려난 그는 그해 하원의원에 당선됐지만, 군부가 총선을 무효로 하면서 의정 활동은 하지 못했고, 2012년 보궐 선거에 다시 도전해 수치와 나란히 하원의원이 됐다.
또 2015년 수치의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총선에서 압승한 뒤에는 하원의장의 임무를 부여받았다.
윈 민트는 실권자인 수치의 '간택'으로 대통령이 되었다는 점에서 틴 초와 크게 다르지 않다. 행정부 수반 자리에 올랐지만, 수치의 꼭두각시 노릇을 했던 전임자와 역할 면에서 크게 다를 바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수치의 '대리인'으로 남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법률 전문가이면서 노련한 정치인이라는 그의 이력과 하원의장 시절 보였던 강경한 성향 등이 이런 관측의 배경이다.
지난 2년간 하원의장으로 재직하면서 그는 전체 의석의 25%를 점한 군부 측 의원들을 강경하게 통제했고, 국정 개혁에 딴지를 걸려는 군부 측의 문제 제기를 철저하게 차단했다.
회기를 앞두고 의원들에게 관련 이슈를 충분히 숙지하라는 숙제를 내주고, 회기 중 발언이나 질의·답변 과정에서 준비가 부족하거나 오락가락하는 의원이나 장관들에게는 서슴지 않고 호통을 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윈 민트가 대통령이 되면 여전히 막강한 권력을 손에 쥔 군부와 마찰을 빚을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 2016년 문민정부 출범 당시와는 확연하게 달라진 미얀마 정국 상황도 새 대통령 윈 민트의 역할 변화의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문민정부가 출범할 당시에 자신을 대신할 '순종형 대통령'을 원했던 수치가 오는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지지부진한 국정을 추슬러 가시적인 성과를 낼 '구원투수'를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NLD가 주도하는 미얀마 문민정부는 구체적인 성과 없이 2년을 보냈고, 수치는 로힝야족 '인종청소' 등 문제로 민주화와 인권의 아이콘에서 인권탄압의 대명사로 전락한 상태다.
NLD 소속 하원의원인 진 마 아웅은 "윈 민트는 하원의장 시절부터 정부와 의회 간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잘 이해하고 있으며 의원 개개인의 상황은 물론 정부 정책들의 속성도 잘 꿰고 있다"며 "정부 개혁 과제에 발목을 잡는 요소들을 제거하기 위해 더 많은 계획을 세워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meol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