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돌파 카드가 없다"…사학스캔들 궁지 몰린 아베의 고민

입력 2018-03-29 09:52  

"위기돌파 카드가 없다"…사학스캔들 궁지 몰린 아베의 고민
여당서 "아키에여사, 정권에 민폐" 비판 목소리…'脫아베' 움직임 가속
아베 총리 '정치인 감정온도' 조사서 고이즈미 부자에 뒤진 3위 '수모'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사학스캔들로 지지율이 급락하는 위기에도 마땅한 대응 카드가 없어 항후의 국정 운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정부·여당에서 나오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29일 보도했다.
아사히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그동안 위기에 처할 때마다 새로운 정책 슬로건을 내세우거나 해산 카드를 사용하며 이를 돌파했다.
'아베노믹스'(아베+이코노믹스<경제>)나 '1억 총활약'(저출산고령사회 대책), '일하는 방식 개혁(노동개혁)', '사람만들기 혁명(인재육성책)' 등의 신조어를 만들어 자신에 대한 비판의 시선을 돌렸고, 작년 도쿄도의회 선거 참패 후 겪은 위기에서는 중의원 해산을 선언한 뒤 실시한 10.22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며 부활했다.


하지만 사학스캔들 관련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며 지지율이 30%대 초반까지 떨어진 지금 상황에서는 이런 식의 카드를 꺼내들기 어렵게 됐다.
아사히는 중의원 선거를 치른 지 5달밖에 지나지 않았다면서 "국회 해산이라는 선택지는 생각할 수 없다"는 전직 각료(장관) 출신 인사의 말을 전했다. 여기에 경제가 호황을 보여서 이와 관련한 새로운 정책 슬로건을 제안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사히는 그러면서 "한방으로 (상황을) 역전시키는 일은 전혀 없을 것", "국민들이 (정책 슬로건에) 싫증을 내고 있다"는 현직 관료들의 비관론을 전했다.
지난 27일 사학스캔들 관련 재무성 문서조작 의혹의 핵심 인물인 사가와 노부히사(佐川宣壽) 전 국세청 장관이 문서조작과 아베 총리의 연관성을 부인했지만, 아베 총리에 대한 비판은 진정되지 않고 있다.
전날에는 사학스캔들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에 대해 여당 간부 다케시타 와타루(竹下亘) 자민당 총무회장의 입에서 "아키에 여사의 존재가 정권에 민폐를 끼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아키에 여사가 민간 단체의 명예직을 무려 55개나 맡았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비판론이 거세다.
아키에 여사는 사학스캔들의 문제 사학 모리토모(森友)학원이 운영하는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명예원장·교장을 맡았는데, 이는 아베 총리 부부가 이 사학의 국유지 헐값 매입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의 시발점이 됐다.



여권 내에서는 오는 9월 열리는 자민당 총재선거를 앞두고 '탈(脫)아베'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자민당 내 대형 파벌 누카가(額賀)파(의원 수 55명)의 새 회장이 된 다케시타 총무회장은 전날 한 강연에서 "차기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정조회장을 지지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누카가파는 당초 총재선거에서 아베 총리를 지지할 것으로 알려졌던 파벌이다. 기시다 정조회장은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과 함께 유력한 '포스트 아베' 주자로 꼽히고 있다.
사학스캔들로 인기가 급락하면서 아베 총리는 요미우리신문과 와세다대 현대정치경제연구소가 1~2월 실시해 이날 발표한 정치인 '감정 온도' 조사에서 30대의 '젊은 피'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자민당 수석 부(副)간사장에 큰 폭으로 뒤지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전현직 정치인에 대한 감정을 0도에서 100도까지 매기게 한 결과 고이즈미 수석 부간사장은 평균 60.7도로 이전(작년 9~10월) 조사 때보다 8.4도나 올랐다.
반면 아베 총리에 대한 감정 온도는 49.7도로 이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었다. 고이즈미 수석 부간사장의 아버지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56.4도)에도 뒤진 3위였다.
각료와 정치권의 유착이 핵심인 사학스캔들의 영향으로 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73%와 70%는 각각 정치인과 관료(공무원)에 대해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b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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