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드라마 시청률 2~3%, 이대로 괜찮나

입력 2018-03-30 08:30   수정 2018-03-30 08:48

지상파 드라마 시청률 2~3%, 이대로 괜찮나
완성도 자체 아쉬워…"10% 넘기는 작품 이어져야"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KBS 2TV '라디오 로맨스', MBC TV '위대한 유혹자', MBC TV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
최근 지상파에서 밤 10시 프라임타임에 방송했지만 시청률 2~3%대에서 허우적대다 끝났거나 현재 그런 상태인 드라마들이다.
광고가 안 붙는 것은 물론이고, 화제성도 떨어진다. 만드는 족족 손해다.
올해 미니시리즈 드라마 제작편수가 80편을 훌쩍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여기저기서 드라마 제작에 뛰어들고 있지만 3월 말 현재 성적은 별반 좋지 않다. 이대로 가다가는 드라마 시청자층 자체가 쪼그라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 "웬만하면 번다"는 생각에 뛰어들지만
본방송 시청률이 낮아도 주문형비디오(VOD)와 수출, 2차 판권 판매 등을 합치면 손해는 안본다는 인식 하에 너도나도 드라마 제작에 뛰어든다. 실제로 어느정도 사실이기도 하다.
하석진-전소민이 주연을 맡아 16부작으로 제작돼, 2016년 케이블채널인 드라맥스에서 방송된 '1%의 어떤 것'은 자체 최고 시청률이 2%를 넘기지도 못했지만 제작사는 돈을 벌었다. 아무도 안 봤을 것 같지만 재방송을 많이 했고, 제작비를 다이어트한 덕분이다.
이같은 사례들이 모여 2018년 드라마 제작 붐으로 이어졌다. '태양의 후예'나 '도깨비'까지 가지 않아도 '규모의 경제'를 잘 지키면 드라마를 만들면서 조용하고도 실속있게 돈을 벌 수 있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지상파 편성을 따낼 정도의 드라마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스타 캐스팅, 인기 작가 캐스팅에 따른 제작비 상승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상파에서 시청률 2~3%짜리 드라마는 방송사에 틀수록 손해를 안겨줄 수밖에 없고 제작사 역시 마찬가지다.
MBC가 파업에 따른 후유증으로 지난 두달간 재방송한 11년 전 작품 '하얀거탑'의 시청률이 3~4%를 기록했다. 이와 비교해 회당 수억원씩 투입한 신작 드라마의 시청률이 2~3%라는 것은 얼굴을 못 들 일이자 전파 낭비나 다름없다.



◇ "볼 드라마가 없다"…완성도 아쉬워
그나마 올 들어 지상파 드라마의 체면을 세워준 작품이 SBS TV '리턴'과 KBS 2TV '황금빛 내 인생', MBC TV '돈꽃' 정도였는데, 이들이 퇴장하자 내세울만한 작품이 없어졌다.
'리턴'은 16~17%까지 시청률이 올랐지만, 후속작인 '스위치'는 28일 첫회에서 7%를 기록하며 전작의 영광을 잇지 못했다. KBS 2TV '추리의 여왕2'도 5~7%에 머문다. SBS TV '키스 먼저 할까요' 정도가 10% 전후를 오가고 있다.
시청률 20~30%가 인기 기준인 주말극도 사정이 비슷하다.
45.1%로 막을 내린 '황금빛 내 인생'의 후속작인 '같이 살래요'가 전작의 후광을 업고 17일 첫회에서 23.3%를 기록하며 바로 20%를 넘겼지만 아직 준비운동 단계다.
SBS TV 토요극 '착한 마녀전'은 5~7%대, MBC TV 토요극 '데릴남편 오작두'와 MBC TV 일요극 '부잣집 아들'은 10% 전후에 머문다.
시청률이 아니어도 현재 방송 중인 드라마들은 저마다 완성도에서 아쉬움을 준다는 지적이다. 어설픈 코미디, 내용없는 청춘 멜로, 낡은 신파, 허점많은 스토리와 엉성한 연기력 등 부족한 지점들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 "드라마 산업 위축될까 우려"
한 방송사 관계자는 30일 "지상파 드라마의 시청률이 너무 저조하다. 2~3%짜리 드라마가 계속 나오고 있다"며 "이러다 드라마 자체에 대한 관심이 떨어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조한 시청률이 이어지면 결과적으로 드라마 산업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대박 작품은커녕 중박 작품도 없어서 큰일"이라고 혀를 찼다.
케이블도 사정이 다를 바 없다. 1월 끝난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비롯, 최근 tvN '마더'와 JTBC '미스티' 정도가 '웰메이드'라는 호평 속 화제몰이에 성공했지만 역시 대박은 아니었다. OCN '그남자 오수'의 경우는 시청률이 0.5%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 드라마 제작사 대표는 "시청률 10%가 어려운 시대가 되긴 했지만 드라마 산업이 위축되지 않기 위해서는 10%를 넘기는 드라마가 고르게 나와야 한다"며 "회당 수억원씩 들여 제작했는데 방송됐는지조차 모르고 끝나는 드라마가 너무 많아 걱정"이라고 밝혔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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