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회장 "사업 다각화해야…바이오·리튬 집중 육성"

입력 2018-04-01 14:00  

권오준 포스코 회장 "사업 다각화해야…바이오·리튬 집중 육성"
"바이오 진단 분야 관심…신약개발은 오래 걸려 신중히 관망"
"리튬은 미래 먹여 살릴 사업…앞으로도 인수합병 추진"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신성장동력으로 바이오와 소재 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권 회장은 지난달 31일 창립 50주년 기념 간담회에서 "100년 기업을 위해 철강만으로 갈 수 없다"며 "철강은 고부가가치화를 통해 이익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되 사업을 다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1일이 창립 50주년이다.
권 회장은 "바이오에 관심이 많다. 바이오를 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바이오에 대한 능력을 가장 많이 갖춘 곳이 포항공대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포항공대에서는 세계에서 3번째로 준공된 4세대 방사광 가속기 등을 활용한 다양한 바이오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는 "포항공대에 연구인력이 상당히 많고 최근 아주 좋은 결과도 많이 내고 있다"며 "포항공대 교수들이 만들어내는 여러 특허를 포스코가 사업으로 연결해보자는 계획을 최근 세웠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사업으로는 "아직 초기 단계라 특별한 결과는 없지만, 피 한 방울로 수십 가지 병이 있는지 알아내는 바이오 진단이 한 분야"라고 밝혔다.
그는 "신약은 잘되면 대박인데 임상만 10년 넘게 걸리고 투자가 너무 센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그쪽은 상당히 자제하면서 신중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철강을 제외한 우리나라 소재 산업이 많이 낙후돼 앞으로 포스코가 소재 산업에 투자하겠다며 "대한민국의 소재 산업은 포스코가 책임진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등에 들어가는 리튬이 "우리 미래를 먹여 살릴 가장 큰 산업"이라고 말했다. 리튬 외에 차세대 경량화 소재로 마그네슘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그는 "이제까지 리튬은 100% 수입했는데 국내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체계를 만들자, 이차전지에 들어가는 소재를 포스코가 책임지자는 목표로 리튬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권 회장은 최근 일부 언론에서 실패했다고 주장한 리튬 자원개발 사업에 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리튬 관련 인수합병을 그동안 몇 개 했고 앞으로도 계속할 텐데 100% 다 성공은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5, 6년간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칠레에 여러 번 가서 세 번이나 계약을 추진하다 틀어졌는데 가장 큰 이유가 중국 업체들이 더 많은 금액을 제시하면서 계약이 깨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도 돈으로 막을 수 있지만 그렇게 하면 사업 성공을 가늠할 수 없다"며 "중국은 정부가 작정하고 '원가 따지지 말고 무조건 리튬 가져오라'고 하니까 우리가 당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산토스 CMI'를 거론하고서 "경영을 실패하다 보니 빚이 많이 생겨 정리해야 하는데 은행 빚을 갚아야 누가 사가지 않겠느냐"며 "증자해서 빛 처리하고 팔면 제값 못 받는데 그렇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언론은 포스코가 산토스 CMI를 헐값에 매각하기 직전 800억원을 증자했다며 이 거래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권 회장은 최근 삼성SDI 컨소시엄이 최종 사업자로 선정된 칠레 리튬프로젝트를 언급하고서 앞으로도 국내 배터리 업체와 협력 등을 통해 리튬 사업에 계속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권 회장은 최근 정부가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를 면제받은 것에 대해 "정부가 상당히 업계를 많이 도와주고 있고 최근 상당히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통상 문제로 들어가면 한국은 확실히 '을'"이라며 "일차적으로 업계 스스로 시장을 개발하고 무역분쟁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게 필수적이며 거기에 정부와 협력을 잘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권 회장은 지난해 미국 워싱턴 D.C.에 설립한 통상 사무소에 로비스트 2명을 고용했으며 사무실을 포스코뿐만 아니라 통상 문제가 있는 국내 철강업체를 위해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포스코 제품에 고율의 상계관세를 부과한 것을 두고 "장사하지 말라는 이야기와 마찬가지"라며 "포스코가 미국 현지 투자를 통해 경제를 살리고 실업을 방지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정부가 바뀔 때마다 최고경영자(CEO) 교체설이 나오는 것에 대해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분야는 아닌 것 같고 정도에 따라서 경영해나가는 게 최선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래전부터 지배구조 개선작업을 한 결과, 서구의 가장 모범적인 기업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 지배구조를 만들었지만, 또 다른 게 가장 선진적인 지배구조라고 하면 거리낌 없이 그것을 선택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오너 기업의 CEO도 아니고 언제인가 물러나야 하며 후임자를 길러야 하는 입장"이라며 "CEO 관련해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포스코가 건전한 활동을 해서 지속해서 대한민국에 기여할 수 있도록 더 애정을 갖고 많이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권 회장은 창립 50주년을 맞은 소감에 대해 "창립부터 여태까지 한 번도 흑자를 놓친 적이 없고 사이즈와 실력도 키웠다"며 "이렇게 된 건 내부적으로 열심히 한 것과 더불어 정부와 국민이 포스코 일에 대해서는 거국적으로 지원해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포스코는 순국선열의 피의 대가로 만들어진 대일청구권 자금을 활용해서 만들었다"며 "우리만 돈 잘 벌어서 잘 살자는 생각하는 직원은 거의 없는 것 같고 국가에 기여해야 한다는 사고방식과 문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피의 대가로 만든 철이니까 희생정신이 기본적으로 깔렸고 그 때문에 아직도 세계 최고 경쟁력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회사는 단순히 직장의 역할로 끝나는 게 아니고 잘돼서 국가에 기여하는 회사로 남아 성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blueke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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