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봄 알린 태권도…16년만의 평양공연 北 환호(종합)

입력 2018-04-01 21:09   수정 2018-04-01 22:13

한반도의 봄 알린 태권도…16년만의 평양공연 北 환호(종합)

최휘 체육지도위원장 등 참석…방탄소년단 노래엔 관객 표정 굳어져



(평양·서울=연합뉴스) 평양공연공동취재단 이웅 박상현 기자 = 16년 만에 성사된 우리 태권도시범단의 평양공연이 1일 오후 4시 30분(이하 한국시간) 평양 태권도전당에서 펼쳐졌다.
이날 시범 공연에는 북측의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 김영호 내각 사무장, 김경호 조선태권도위원회 위원장, 김춘식 국가체육위원회 서기장 등 요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우리측에서는 김일출 태권도시범단 총괄단장, 나일한 시범단 단장이 자리했다.
공연이 열린 평양 태권도전당은 평양 만경대구역 청춘거리에 있다. 25만㎡ 부지에 연면적 1만8천㎡ 규모의 북측 태권도 경기·훈련기지로 1992년 개관했다.
공연을 앞두고 전광판에는 '남측 태권도시범단의 평양방문을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나왔다.



세계태권도연맹(WT) 시범단 20여 명은 평양 태권도전당 메인 경기홀의 2천300여석의 관람석을 가득 메운 북측 관중들 앞에서 50분 동안 단독공연을 펼쳤다.
공연은 '점화(點火), 가슴에 불을 붙이다'가 주제로, 1부 '효(내면의 행)-다지다'와 2부 '예(외면의 행)-행하다'로 구성됐다.
가볍고 경쾌한 리듬에 맞춘 승무 퍼포먼스에 이어 도를 연마하는 스승과 제자들의 상황극 형태 품새 퍼포먼스가 피리소리와 북소리를 배경으로 펼쳐졌다.
호신술 시범, 고공격파, 감각격파 등 화려한 발차기 시범과 도복 띠로 눈을 가린 채 공중회전 발차기로 목표물을 맞히는 공연도 진행됐다.
여성 단원들은 부채춤과 어우러진 품새, 부드러운 선율의 음악에 맞춘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동작을 선보였다.
북한 주민들은 공연 초반에 의자에 기대어 지켜보다가 격파가 시작되자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관심을 보였고, 시범단이 클럽댄스 음악에 맞춰 공연을 하다 박수를 유도하자 손뼉을 치며 호응했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의 노래 '불타오르네'(FIRE)에 맞춰 공연하는 부분에서는 표정이 굳었고, 박수를 유도해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공연은 '고향의 봄', 편곡된 '아리랑'에 맞춘 퍼포먼스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최휘 위원장은 "성의있게 (공연을) 준비했다"고 평가한 뒤 "태권도가 발전할 수 있도록 좋은 점을 서로 배워가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의성 태권도시범단 주장은 평양에서 처음 공연을 한 데 대해 "태권도는 뿌리는 같지만 (남북이) 성장은 다르다"며 "저희 태권도를 알릴 수 있어서 뿌듯하고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관객들이 격파에서 환호성을 지르고 박수를 쳐줘서 기쁘게 할 수 있었다"며 "남북이 따로따로가 아니라 같이 합동 시범해서 '태권도가 하나다'라는 사실을 알리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우리 태권도시범단이 방북해 시범 공연을 한 것은 남북장관급회담 합의에 따라 대한태권도협회가 2002년 9월 평양에 파견돼 태권도전당에서 두 차례 시범 공연을 선보인 후 처음이다.
태권도는 남북 모두의 국기(國技)로 뿌리는 하나지만 분단 후 70여 년간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다. 남측 태권도가 WT를 중심으로 올림픽 스포츠로 자리매김하며 변화해온 반면 국제태권도연맹(ITF)이 주축이 된 북측은 '무도'로서 태권도의 원형을 유지하며 발전해왔다.
이번 공연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급물살을 타는 남북 화해 무드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할 수 있다.
태권도시범단은 2일 오후 4시 30분에 평양대극장에서 북측 국제태권도연맹(ITF) 시범단과 합동 공연을 한 뒤 예술단과 함께 3일 밤 전세기 편으로 인천공항으로 귀국할 계획이다.
abullapia@yna.co.kr,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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