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도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충돌 우려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아랍국가들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대규모 유혈사태와 관련해 이스라엘을 규탄하고 진상조사를 거듭 촉구했다.
4일(현지시간) 이집트 언론 이집트투데이와 신화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아랍연맹(AL)은 전날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지난달 30일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팔레스타인인 18명이 숨진 사태를 논의했다.
아랍연맹은 아랍권 22개국으로 구성된 범아랍기구이고 이번 회의에는 카이로에 주재하는 각국 대사들이 많이 참석했다.
아랍연맹은 회의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무방비 상태의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에 대한 이스라엘의 명백하고 조직적인 대규모 범죄를 규탄한다"며 "이것은 인도주의에 관한 국제법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또 유엔(UN)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이스라엘의 폭력 행위에 대한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이와 별도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유엔을 상대로 가자지구 사태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요구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리야드 만수르 유엔 대사는 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한 서한에서 이스라엘이 평화적인 시위 참가자들을 살해했다며 팔레스타인 민간인에 대한 국제적인 보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만수르 대사는 이어 유엔이 이스라엘군에 의한 팔레스타인인들의 사망 사건을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팔레스타인과 아랍연맹의 호소에도 가자지구 사태의 진상조사가 이뤄질 개연성은 낮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달 31일 쿠웨이트 주도로 긴급회의를 열고 가자지구 유혈사태 중단과 독립적인 조사를 촉구하는 성명 초안을 작성했지만, 이스라엘 우방인 미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당시 이스라엘군도 국제사회의 진상조사 요구를 거부했다.
아랍권이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가운데 가자지구에서 또다시 유혈사태가 빚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번 주말에도 가자지구의 보안장벽 근처에서 대규모 시위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측은 이른바 '땅의 날'(Land Day)을 맞은 지난달 30일부터 6주 동안 반이스라엘 행진을 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땅의 날'은 1976년 3월 30일 이스라엘의 영토 점거에 항의하던 팔레스타인인 6명이 이스라엘군의 진압으로 사망한 사건을 기리는 날이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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