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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국서 '사랑 나무' 심은 재일교포 할머니-딸-손녀 3대

입력 2018-04-05 15:21  

고국서 '사랑 나무' 심은 재일교포 할머니-딸-손녀 3대
식목일 의령서 재일도민회 향토기념식수 참여한 김문자 씨 가족

(의령=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오늘 심은 나무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쭉쭉 자랄 겁니다. 그걸 생각하면 제 마음과 생각도 함께 성장하는 것 같아요. 딸, 손녀도 이런 제 기분을 함께 공유했으면 합니다."


경남에서 일본 오사카까지 물리적 거리는 627㎞로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마음 속에선 아예 거리가 없었다. 항상 고향을 가슴 속에 담고 있었고 언제든 맘만 먹으면 닿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일제강점기 가족들 생계를 위해 조국을 떠나 일본으로 건너갔던 할아버지의 고향 땅을 다시 밟은 김문자(70·여)씨는 감회가 남달랐다.
김 씨는 식목일인 5일 딸 백유기자(49·여)씨, 손녀 백리자(14)양과 함께 경남 의령군 정암공원에서 열린 '제42회 재일도민회 향토기념식수' 행사에 참여했다.
행사장을 찾은 재일동포 293명 중 김 씨 가족만 유일하게 3대가 함께 했다.
가족들에게 선조의 고향이 어떤 곳인지 직접 보여주고 비록 몸은 일본에 있더라도 자신들의 뿌리는 어디까지나 한국이라는 사실을 각인시켜 주기 위해서였다.
현재 오사카에 거주 중인 김 씨는 일본에서 태어나 평생을 그곳에서 살았지만, 고국을 단 하루도 잊은 적이 없다.
한국을 더 깊이 이해하고자 작년부터 한국어 공부도 시작했다.
간단한 인사말 정도 할 정도로 한국어가 서툴지만, 평생 살아온 일본보다 한국이 더 편하고 정이 간다고 그는 수차례 강조했다.
김 씨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일 년에 두 세 차례 한국을 찾을 만큼 애정이 깊다"며 "오늘 행사에도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고향에서 열린다는 것 자체가 가장 큰 의미로 다가온다"고 행사 참여 취지를 설명했다.
김 씨의 할아버지는 경남 마산 출신이다. 일제강점기라는 엄혹한 세월에 딸린 식솔을 먹여 살리고자 일본으로 건너갔다는 사실 외에 할아버지에 대해 별로 아는 것은 없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할아버지가 더 이상 사연을 설명하는 것을 꺼렸기 때문이다.
그래도 자신의 정체성은 '반은 한국인, 반은 일본인'이라는 생각으로 평생을 살았다.
딸과 손녀도 일본보다 한국을 더 편하게 생각한다. 특히 부산 재래시장에 대한 애착이 크다.
한국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도 부산 국제시장이나 자갈치시장 같은 곳들이라고 했다.
이곳에서 상인들이 파는 설렁탕을 사 먹거나 부침개·호박죽 등을 만드는 모습을 구경하는 게 가장 인상 깊었다고 입을 모았다.
딸 백유기자 씨는 "부산 재래시장에서 상인들이 파는 부침개와 호박죽을 먹고 감동할 정도로 맛있었다"며 "현재 미혼인데 한국 남자와 결혼해 정착하고 싶다"고 웃어 보였다.
손녀 백리자 양은 "벚꽃은 일본에나 많은 줄 알았는데 한국에도 일본 못지않게 많은 벚꽃이 피어 있어 깜짝 놀랐다"며 "평소 한국에 대해 궁금했는데 이번 행사를 계기로 많이 배웠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행사에서 명자나무 묘목 20여 그루를 심었다. 묘목을 심고 흙을 덮은 뒤 혹시라도 바람에 뿌리가 흔들릴까 봐 몇 차례나 땅을 두들겼다.
행사를 마친 이들은 이틀 더 한국에 묵으며 경남과 부산 관광을 한 뒤 일본으로 돌아갈 계획이다.
김 씨는 "고향 땅을 푸르게 가꾸는 일에 동참해 뜻깊다. 그만큼 열심히 하려고 했다"며 "내년에는 올해 함께하지 못한 나머지 가족들을 데리고 행사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home122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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