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저질 밀조주 피해 눈덩이…사망자 100명 넘어서(종합)

입력 2018-04-11 17:38  

인니 저질 밀조주 피해 눈덩이…사망자 100명 넘어서(종합)
메탄올 섞인 알코올 대량 유통된 듯…경찰, 대대적 단속 착수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인도네시아 수도권과 서부지역 등에서 발생한 저질 밀조주 유통 사건으로 숨진 주민의 수가 100명을 넘어섰다.
11일 현지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무하마드 샤프루딘 인도네시아 경찰부청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이달 초부터 시작된 밀조주 연쇄 중독 사태로 숨진 피해자의 수가 100여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희생자 대부분은 수도 자카르타와 서(西) 자바 주의 주도이자 인도네시아 제3의 도시인 반둥 주변에서 발생했다.
특히 반둥 시내와 인근 치찰렝카 지역에서는 지난 5일부터 구토, 호흡곤란, 의식불명 등의 증세를 보이는 환자가 급증해 최소 51명이 숨지는 참사가 벌어졌다.
샤프루딘 부청장은 자카르타에서도 이달 초 밀조주를 마신 주민 31명이 숨졌으며, 조사결과 남(南) 칼리만탄 주 등 여타 지역에서도 사망자가 다수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는 "말이 안 되는 상황이다. 인도네시아의 모든 경찰관서에 알코올과 치명적 화학물질을 섞을 생각을 하는 밀조주 제조자와 유통업자, 판매상들을 발본색원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에선 2억6천만 인구의 87%가 이슬람을 믿지만, 다른 종교에 관용적인 문화 때문에 대도시 등에서 주류를 쉽게 구할 수 있다.
다만 주류세율이 높아 가격이 비싼 탓에 일반 서민들은 잔당 1만5천∼2만 루피아(약 1천100∼1천500원)에 팔리는 밀조주를 주로 마신다.



현지어로 '오플로산'(oplosan·혼합물)으로 불리는 이런 밀조주는 보통 알코올과 에너지 음료, 인삼 농축액 등을 혼합해 제조된다.
일부 제조업자들은 특이한 맛을 내기 위해 모기 퇴치제 등 식용이 불가능한 재료를 섞기도 하며, 간혹 맹독성인 메틸알코올(메탄올) 등이 잘못 사용되면 이번처럼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다.
이번 사태도 밀조주에 섞인 메탄올 때문에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
샤프루딘 부청장은 자카르타의 일부 암시장에서 매매되던 알코올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메탄올이 함유돼 있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경찰은 밀조주 제조자와 유통, 판매업자들을 잇따라 체포해 밀조주에 독극물이 섞인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법상 이들은 최장 20년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경찰은 여러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사망 사고가 잇따른 정황을 볼 때 누군가 메탄올이 섞인 알코올을 대량으로 유통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일각에선 서자바 주를 비롯한 각 지방정부가 금주령을 내리는 등 알코올 관련 규제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여 온 것도 밀조주로 인한 피해가 늘어난 배경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지 싱크탱크인 인도네시아 정책연구센터(CIPS)의 수기안토 탄드라 연구원은 "알코올에 대한 과도한 규제는 밀조주 소비를 늘릴 뿐"이라면서 관련 규제를 적당한 수준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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