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전문가 "스크리팔 살린 건 영국 안개…'노비촉' 습기에 분해"

입력 2018-04-13 16:55  

러 전문가 "스크리팔 살린 건 영국 안개…'노비촉' 습기에 분해"
노비촉 공동 개발자 자처 러시아 화학자 라디오방송 인터뷰서 주장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이중 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 암살 시도 사건에서 피해자들이 살아남은 것은 영국의 습한 날씨 때문이었다고 러시아 전문가가 12일(현지시간) 주장했다.
스크리팔 암살 시도 사건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진 신경작용제 '노비촉' 개발자 가운데 한 명을 자처하는 러시아 화학자 빌 미르자야노프는 이날 현지 라디오방송 '코메르산트 FM'과의 인터뷰에서 영국의 안개가 피해자들을 살렸다는 주장을 폈다.



미르자야노프는 습기에 극도로 민감한 노비촉이 제대로 작용하려면 건조한 환경이 필수적인데 영국의 3월 초 날씨는 아주 습하고 이 때문에 화학물질의 분해가 빨라져 농도가 옅어지면서 치명적 효과를 못 냈다는 설명이다.
그는 "노비촉은 습한 환경에서 아주 불안정해지는데 사건 당일 솔즈베리에는 안개가 끼었었다"면서 "노비촉은 습기와 상호 작용하면 농도가 몇 배나 떨어진다"고 소개했다.
그는 범인이 스크리팔 부녀가 식당에 간 사이 노비촉을 젤리에 녹여 피해자 집 출입문 손잡이에 바른 것으로 추정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독극물의 농도가 약해졌고 결국 즉사 효과를 내지 못했다고 추정했다.
미르자야노프는 그러면서 영국처럼 습한 환경에서 노비촉을 사용하려 한 자는 독극물의 성질을 모르는 '바보'라고 지적했다.
영국에 기밀을 넘긴 혐의로 자국에서 수감 생활을 하다 죄수 맞교환으로 풀려나 런던으로 망명한 러시아 이중스파이 스크리팔은 지난달 4일 영국 솔즈베리의 한 쇼핑몰에서 딸 율리야와 함께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됐다.
영국 당국은 이들에게서 러시아가 옛 소련 시절인 1980년대 말 군사용으로 개발한 '노비촉'이라는 신경작용제가 검출됐다면서 러시아를 사건 배후로 지목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개입설을 강하게 부인해 왔다.
화학무기금지기구(OPCW)도 스크리팔 사건에 고순도의 신경작용제가 사용됐음을 인정했지만 출처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스크리팔 사건은 영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과 러시아가 서로 대규모의 외교관을 맞추방하는 외교전으로 비화하면서 '제2의 냉전'으로 불리는 러-서방 관계를 더욱 악화시키는 악재가 됐다.
사건 직후 중태에 빠졌던 율리야는 지난달 29일 의식을 회복한 뒤 이달 10일 퇴원해 비밀 군사기지로 옮겨졌으며, 세르게이 스크리팔도 의식을 되찾아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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