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러시아가 범죄자" VS 러시아 "OPCW 보고서에 러 책임 언급 없어"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이중 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 암살 시도 사건을 두고 13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영국이 또다시 외교 공방을 벌였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로리 브리스토우 러시아 주재 영국 대사는 이날 하루 전 나온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의 스크리팔 사건 관련 보고서에 대해 브리핑하고 러시아의 책임을 거듭 주장했다.
이날 브리핑에는 60여 개국 외교관들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대사관은 브리핑 뒤 대사관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새로운 정보에 따르면 최근 10년 동안 러시아가 많지 않은 양의 (신경작용제) '노비촉'을 개발해 비축했고, 군사용 화학물질을 암살용으로 이용하는 방법을 연구했다"고 주장했다.

대사관은 "여러 사실을 취합한 결과 러시아만이 이런 범죄를 저지를 수단과 동기, 경험을 갖고 있다는 유일한 결론에 도달했다"면서 "스크리팔 사건과 관련 러시아에 화학무기금지조약(CWC) 위반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하며 영국은 이를 위해 OPCW 회의와 유엔 안보리 회의 소집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날 영국 '스카이 뉴스' TV는 영국 국가안보 보좌관 마크 세드윌을 인용해 러시아 정보기관이 5년 동안 스크리팔 가족들을 미행했다고 전했다.
특히 러시아군 정보기관 전문가들이 지난 2013년부터 세르게이 스크리팔의 딸 율리야의 이메일 주소들을 추적해 왔다고 덧붙였다.
방송은 또 러시아가 신경작용제를 출입문 손잡이에 발랐을 때의 효과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고 소개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영국 측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러시아는 한 번도 '노비촉'이라고 영국과 그 동맹국들이 명명한 군사 독극물을 생산하거나 축적하거나 배치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랴브코프는 또 "스크리팔 사건과 관련한 OPCW 보고서에는 러시아의 스크리팔 사건 개입설을 확인해주는 내용은 없다"고 지적했다.
영국에 기밀을 넘긴 혐의로 자국에서 수감 생활을 하다 죄수 맞교환으로 풀려나 런던으로 망명한 러시아 이중스파이 스크리팔은 지난달 4일 영국 솔즈베리의 한 쇼핑몰에서 딸 율리야와 함께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됐다.
영국 당국은 이들에게서 러시아가 옛 소련 시절인 1980년대 말 군사용으로 개발한 노비촉이라는 신경작용제가 검출됐다면서 러시아를 사건 배후로 지목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개입설을 강하게 부인해 왔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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