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P 복귀논의로 FTA 체결압박 피하려…성과 없으면 타격"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오는 17~1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양국간 통상 문제를 논의할 새로운 협의체 구성을 제안할 방침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4일 전했다.
신문은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복귀를 검토하도록 한 만큼 협의체를 통해 이 문제를 적극 논의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에서는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경제재정상이 협의체를 맡도록 할 방침이다. 미국측에서는 로버트 라이트하저 USTR 대표가 맡는 방안을 제안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현재 가동 중인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의 경제대화와는 별도로 이 협의체를 운영할 계획이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모테기 경제재정상을 동석시켜 새로운 협의체 구성을 제안할 방침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TPP 복귀 검토를 지시하면서도 일본과의 양자협정, 즉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점이 일본 정부로서는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TPP 복귀 검토 지시 이후 트위터에 "TPP 참가 11개국 가운데 이미 6개국과는 양자협정을 체결하고 있다"며 "일본과도 협상하려 한다"고 쓴 바 있다.
그러면서 "일본은 몇 년이고 무역에서 미국에 타격을 줘 왔다"고 일본을 겨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하순에는 "아베 총리 등이 '오랜 기간 미국을 잘 속여왔다니 믿을 수가 없다'며 웃고 있다. 그런 날들은 이미 끝났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 지난해 미국의 대일무역적자는 10년전에 비해 20% 줄었으나 여전히 697억달러(약 74조5천93억원)에 달한다.
미국의 전체 무역적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0년전의 30%선보다 줄었지만 여전히 8.6%나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와 농산물을 중심으로 미국과의 FTA 체결에 강한 의지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새로운 통상 협의체 구성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FTA 체결 요구를 TPP 복귀 협상으로 전환해 일본의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생각이다.
아베 총리는 또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를 거론해 달라고 부탁해야 하는 입장이다.
니혼게이자이는 "그런만큼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는 아베 총리의 부담은 크다"며 "회담에서 현안을 일괄 타결하면 좋지만, 그렇지 않으면 사학스캔들 파문 등으로 입지가 좁아진 아베 총리는 더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choina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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