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학생들, 수몰 위기 섬나라 키리바시서 대안학교 열었다

입력 2018-04-18 10:33  

한국 대학생들, 수몰 위기 섬나라 키리바시서 대안학교 열었다
'애벌레에서 나비로' 개교…영어·태권도·음악 등 가르쳐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한국 대학생들이 지구 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수몰 위기에 놓인 태평양의 섬나라 키리바시에 대안학교를 열어 청소년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있다.
세계적 청소년단체이자 국제 NGO인 국제청소년연합(IYF·회장 박문택)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9일 키리바시 수도 타라와에 '애벌레에서 나비로'(Caterpillar to Butterfly)라는 이름의 대안학교를 개교했다고 18일 전했다.
키리바시 교육부와 청소년부 등 정부 관계자는 개교한 지 3일만에 이 학교를 찾아 수업을 참관했고, 23명의 학생과 교사, 윤태현 IYF 키리바시 지부장 등을 격려했다.
IYF에 따르면, 33개의 작은 산호섬으로 이뤄진 이 나라 국민(인구 11만)은 만조 때 침수가 돼 불안 속에 살고 있으며, 이런 영향으로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는 청소년들이 매년 1천500명씩 늘고 있다.
학교를 그만둔 학생들은 원치 않는 임신과 마약, 알코올 중독 등으로 청소년 범죄에 빠져들기도 한다.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IYF은 2016년 3월 키리바시 지부를 설립했고 현지 청소년부, 교육부와 함께 청소년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IYF이 대표적으로 펼치는 '굿뉴스코(Good News Corps) 해외봉사단'을 올해 초 파견해 키리바시 지부와 함께 교육에서 소외된 청소년들을 위한 대안학교 설립을 추진했다.
이 학교 학생들은 월∼금요일 오전 9시 30분부터 12시 30분까지 수업을 받는다. 올바른 인성을 키우는 마인드 교육을 비롯해 영어, 음악, 태권도, 레크리에이션, 댄스 등을 배운다.
윤 지부장은 "지난 12일 키리바시 교육부와 청소년부 등 정부 관계자 등이 대안학교를 방문해 학교 수업을 참관한 뒤 학생과 IYF 관계자들을 격려했다"고 밝혔다.
당시 타라테이마 테와레카 청소년부 국장은 "한국 대학생들의 교육 열의와 학생들의 태도가 모두 훌륭했으며 특히 마인드 교육을 듣는 학생들의 눈빛이 빛나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어준 IYF과 굿뉴스코 대학생 봉사단원들에게 고맙다"고 사의를 표했다.
아타라케 나타아라 상업부 장관은 5명의 청소년을 이 대안학교로 인도할 정도로 관심이 높고, 20년간 교단에 선 부인을 이 학교로 보내 영어 교사로 자원봉사를 하게 했다고 한다.
수업을 듣는 테미위아 나케케아(19) 양은 "학비를 낼 수 없어 학업을 포기할 때 부모를 원망했지만 수업을 들으면서 부모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고 처음으로 음악 수업을 들으며 음악 교사가 되겠다는 꿈도 꿀 수 있게 됐다"며 감사해 했다.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박혜원 씨는 "이곳에서 재능을 나누고 봉사할 수 있어 행복하다"며 "학생들이 공부하면서 꿈과 희망을 품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소감을 털어놓았다.


ghw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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