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도중 최준용 등 SK 선수들 생수와 샴페인 세례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프로농구 서울 SK 김선형(30)은 2012-2013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4전 전패를 당한 아픔이 있었다.
5년 만에 다시 오른 올해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원주 DB에 1, 2차전을 연달아 내줘 챔피언전 6연패라는 불명예를 뒤집어썼다.
3차전에서도 DB에 경기 한때 20점 차로 끌려다니는 위기를 맞았으나 기어이 추격에 성공, 승부를 연장으로 넘겼고 연장전에서는 김선형의 과감한 골밑 돌파가 결승점이 되면서 SK가 101-99로 승리했다.
3패가 될 뻔한 상황을 1승 2패로 만회하는 데 성공한 SK는 이 여세를 몰아 내리 4연승으로 1999-2000시즌 이후 18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트로피를 다시 품에 안았다.
김선형은 18일 6차전을 승리로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마지막 버튼의 3점슛이 안 들어갔는데도 경기가 끝난 것이 아닌 느낌이었다"며 "선수들이 달려 나오는 모습을 보고서야 우승이 실감 났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정규리그 두 번째 경기에서 발목을 다쳐 한 시즌을 거의 통째로 날렸다.
4개월을 치료와 재활만 하다가 2월 말에야 코트에 복귀한 김선형은 "제가 다쳐서 재활을 힘들게 하는 장면 등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가면서 눈물이 많이 났다"며 "5년 전에 아픔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선형은 "3쿼터에 분위기가 DB로 넘어갔기 때문에 4쿼터에는 우리 쪽에 기회가 올 것으로 생각했다"며 "특히 DB보다 체력에서 우리가 앞선 것이 막판에 슛 성공률이나 집중력에서 앞서는 계기가 됐다"고 승리 요인을 짚었다.
그는 먼저 2패를 당하고 나서는 "착잡한 마음뿐이었다"고 되돌아봤다.
김선형은 "하지만 빨리 홈에서 1승만 하면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오늘 마지막 자유투는 꼭 넣어야겠다는 마음이었는데 1구가 안 들어가서 2구를 더 자신 있게 던졌다"고 설명했다.
5년 전 챔피언결정전에서 울산 모비스(현 울산 현대모비스)에 4패로 물러섰던 그는 "아무래도 그때 경험이 있어서 더욱 간절했던 것 같다"며 "올해의 DB 두경민 선수가 그때의 저와 많이 비교되지만 이번엔 제가 더 간절해서 이겼던 것 아닌가 싶다"고 웃어 보였다.

한편 이날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 테리코 화이트와 김선형의 기자회견 도중 SK 선수들이 물통을 들고 들이닥치는 '난입 사건'이 발생했다.
물안경을 쓴 최준용을 비롯한 SK 선수들은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큰 공을 세운 김선형과 화이트를 향해 생수와 샴페인 등을 퍼부으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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