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 교육감선거 50여일 앞두고 조직개편 시동

입력 2018-04-22 07:11  

서울교육청, 교육감선거 50여일 앞두고 조직개편 시동
조직진단·재설계 연구용역…'조희연 2기 준비작업' 시각도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서울시교육청이 3년 만에 조직개편을 추진한다.
교육청은 유아교육과 초·중등교육 권한 이양에 대비한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교육감선거를 50여일 앞둔 시점이라 벌써 '조희연 교육감 재선성공 이후'를 준비하느냐는 뒷말이 나온다.
서울시교육청은 본청과 산하 11개 교육지원청, 29개 산하기관 조직진단과 조직 재설계 연구용역을 최근 발주했다고 22일 밝혔다.
교육청이 외부기관에 본청과 교육지원청 조직진단을 맡는 것은 2014년 조 교육감 취임 후 처음이다.
이번 연구결과를 토대로 교육청은 실제 조직개편을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연구용역을 발주하며 "본청은 초·중등교육정책을 기획하는 조직으로, 교육지원청은 지도·감독 위주에서 벗어나 일선 학교 지원기능이 강화된 통합교육지원센터로 재설계해달라"고 구체적인 조직개편 방향도 제시했다.
이러한 조직개편 방향은 조 교육감 구상이다.
그는 올해 신년기자회견에서 "본청은 기획기능에 집중하고 교육지원청은 학교를 지원하는 '통합학교지원센터'로 재구조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한 것을 비롯해 교육청은 교육부에서 이양받은 권한 상당 부분을 각 학교에 나눠주고 큰 틀의 정책을 수립하는 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생각을 수차례 밝혔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번 연구용역을 '조희연 2기 준비작업'으로 보기도 한다.
사실상 조 교육감의 조직개편 구상을 구체화하는 연구용역이기 때문이다.
교육감이 새 임기를 시작하면 으레 조직개편이 뒤따랐다는 점도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싣는다. 서울시교육청이 마지막으로 조직을 개편한 때도 조 교육감 임기가 시작되고 6개월 뒤인 2015년 1월 1일이었다.
서울시교육청은 조직개편 필요성이 크고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교육청은 "새 정부 국정과제와 교육자치를 목표로 한 권한 이양 추진 등 바뀐 교육행정환경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최적의 조직관리방안을 수립해야 한다"면서 "학교현장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직 재설계 연구결과를 권한 이양 시기에 맞춰 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지방교육행정기관의 행정기구와 정원 기준 등에 관한 규정'이 개정되면서 조직확장이 가능해진 점도 교육청이 조직개편을 추진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현재 서울시교육청은 '1실 3국'으로 구성돼 있는데 새 규정에 따르면 총 5개 실·국을 둘 수 있어 1개 국을 신설할 수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연구용역 발주 시) 선거일정 등을 고려하지 않았다"면서 "연구결과가 나온 뒤 실제 개편안은 따로 만들어야 하고 그 이후 조례개정 등 후속조치에도 4달가량 걸려 대략적인 방안이라도 빨리 마련해둬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재선 도전을 공식 선언하기 전 '현직 프리미엄'을 '깨알같이' 활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달 초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 '영어 공교육 활성화 계획'과 '교육활동 보호계획'을 발표한 것이 대표적이다. 영어교육과 교권보호 등 조 교육감이 비교적 강조하지 않던 분야 정책이어서 보수 유권자를 잡으려는 '선거용 정책'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출마선언을 며칠 앞두고 교육청 건물 바깥에 '교육선진국을 향한 담대한 전진'이라는 문구가 담긴 대형 현수막이 걸린 점도 입방아에 올랐다.
조 교육감은 지난 20일 출마선언 시 교육개혁을 강조하며 "교육선진국을 향해 담대한 전진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ylee2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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