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로비=연합뉴스) 우만권 통신원 = 영국을 방문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의 시릴 라마포사 신임 대통령이 본국에서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다는 소식에 급거 귀국했다.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북서부 지역에서 이번 주 초부터 발생한 시위가 경찰과 시위대의 격렬한 충돌로 번졌다는 보고를 받고 20일(현지시간) 영국 방문 일정을 중단하고 귀국길에 올랐다.
부패 스캔들로 사임한 제이컵 주마 대통령의 뒤를 이어 지난 2월 대통령에 취임한 라마포사는 이번 시위로 취임 후 첫 도전에 직면했다고 AFP 등 외신이 보도했다.
남아공에서 시위는 드문 일이 아니지만, 지난 사흘간 이어진 격렬한 시위로 혼란이 커지는 북서부 지역은 부족한 주택과 보건서비스, 그리고 실업으로 최근 주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한 곳이다.
현지 TV 방송에는 이날 아침 라마포사 대통령이 이 지역 주도인 마히켕을 방문하기 직전 경찰이 고무탄을 쏘며 시위대를 쫓는 모습이 나왔으며, 전날에는 도시가 검은 연기로 뒤덮인 가운데 시위대가 상점을 약탈하고 밤새 타이어를 불태우는 모습이 방영됐다.
라마포사는 이날 성명을 내고 '모든 당사자는 폭력이 아닌 평화적인 방법으로 불만을 표출하고 경찰은 최대한 자제력을 발휘해 줄 것'을 당부했다.
현지 언론은 의료진 임금과 계약 문제로 한 달간 문을 닫은 현지 보건소에서 2명의 환자가 사망하고 나서 발생한 이번 시위로 시위자 1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시위자들은 특히 주지사인 수프라 마후마펠로가 집권여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부패 스캔들에 연루됐다며 그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시위 규모가 커지면서 이날 학교, 상점, 사무실과 공공건물 등이 문을 닫은 가운데 인접국 보츠와나는 국경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사바타 모크와보네 남아공 경찰 대변인은 현지 ENCA TV에 나와 "우리는 상황을 진정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인근 행정구역과 본청에 경찰병력 증원을 요청했다"라고 전했다.
남아공은 전임 주마 대통령과 정부 관리들의 부패 스캔들로 경제가 곤두박질치며 국외 투자자의 발길이 주춤한 가운데 전체 실업률이 28%를 기록하고 청년 실업률이 무려 50%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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