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비만은 퇴행성 관절염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이유는 과도한 체중이 관절에 압박을 가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그러나 그보다는 비만으로 인한 장(腸) 박테리아의 변화가 원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로체스터대학 메디컬센터 근골격연구소(Center for Musculosketetal Research)의 마이클 주시크 정형외과 교수 연구팀은 비만으로 인한 체지방 증가가 장내 세균총(microbiome)의 균형을 깨뜨려 염증성 박테리아가 급증하면서 관절을 포함, 전신에 염증을 일으킨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21일 보도했다.
이 같은 사실은 일련의 쥐 실험을 통해 확인됐다고 주시크 교수는 밝혔다.
그의 연구팀은 먼저 일단의 쥐에 12주 동안 고지방 먹이를 주었다. 쥐들은 급속히 살이 찌면서 당뇨병 증상이 나타났다. 체지방은 2배로 불어났다.
이들의 장내 세균총 분포를 살펴보니 염증을 촉진하는 유해 박테리아들은 크게 늘어나고 비피도박테리아 같은 유익한 박테리아들은 줄어든 것이 뚜렷했다.
이와 함께 무릎 관절을 포함, 전신에 걸친 염증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비만 쥐의 정강이뼈와 대퇴골 사이(무릎) 연골에서 쿠션 역할을 하는 반월판(meniscus)을 찢어 골관절염을 유발했다.
그러자 비만 쥐들은 다른 쥐들에 비해 상당히 빠른 속도록 골관절염이 나타나고 12주가 지나자 관절 연골이 거의 완전히 없어졌다.
연골이 없어진다는 것은 "뼈가 뼈와, 다시 말해 돌과 돌이 맞부딪친다는 것"이라면서 이 상황이 되면 관절 전체를 대체하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주시크 교수는 말했다.
그의 연구팀은 이번에는 쥐들에 12주 동안 고지방 먹이를 주되 장내 유익균의 생장을 돕는 성분(prebiotics)인 올리고당을 섞여 먹였다.
그러자 장내 유익균이 증가하고 염증성 박테리아들이 현저히 감소했다.
이와 함께 무릎 관절의 염증도 별로 나타나지 않았다. 살은 쪘지만, 무릎 연골은 보통 쥐들의 무릎 연골과 구분할 수 없을 정도였다.

당뇨병 증상도 진정됐다. 그러나 살이 찐 것만은 여전했다.
이 실험결과는 무릎 염증을 유발한 것은 늘어난 체중에 의한 기계적인 압박이라기보다는 염증 때문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시크 교수는 설명했다.
그러나 쥐의 장내 세균총은 사람의 것과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다음엔 사람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그는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임상연구학회(ASCI) 학술지 '임상연구저널 인사이트'(JCI Insight)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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