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공교육에 IB교육과정 적용 추진…기대·우려 교차

입력 2018-04-26 11:49  

제주 공교육에 IB교육과정 적용 추진…기대·우려 교차
"공교육의 질 국제학교 수준 향상" vs "학생·교원 실험용 이용 반대"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제주도교육청이 인터내셔널 바칼로레아(International Baccalaureate·IB) 교육과정을 공교육에 도입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26일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인재 육성을 위해 IB 교육과정을 도입해 공교육의 질을 국제학교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스위스 비영리교육기관인 IBO가 개발, 운영하는 IB교육과정은 교육과정과 평가를 포함한 교육체제다. 논술과 토론을 중심으로 학생의 창의력과 사고력,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는 것을 중점으로 한다.
지난해 기준 153개국 4천783개교에서 운영하고 있고 세계 여러 대학에서 대입 시험으로 인정해준다. 기존에는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로 운영되다가 2013년 아시아권 최초로 일본에서 자국어로 번역해 공립학교에 도입하기로 했다.
국내에서는 도내 국제학교와 경기외고 등에서 영어로 도입, 운영하고 있다.
도교육청이 교육과혁신연구소에 의뢰해 실시한 'IB교육과정 및 평가제도의 제주교육 적용방안'에서는 "연간 수천만원씩 학비를 내야 하는 국제학교나 외국인 학교에서 주로 운영되던 IB를 공교육에 무상으로 확산하겠다는 것은 경제 격차에 따른 교육격차를 진정으로 해소하는 방안"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연구진은 논·서술형 채점의 공정성에 대한 불신을 해결하기 위해 공신력 있는 기관의 채점체계를 도입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내신 절대평가 도입 시의 부풀리기 문제나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부작용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덧붙였다.
2020년 수능 폐지를 선언한 일본의 경우 국가 차원에서 IB를 자국어로 번역, 공교육에 도입해 교육 개혁 모델로 확산하기로 했다.
연구진은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IB 도입에 유리한 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시·도교육청 예산 편성·운영·집행 자율권이 있고 자율학교 지정 권한이 교육감에게 있으므로 IB 학교의 교육 행정상 제약을 없앨 수 있다는 점, 수능 최저등급을 요구하지 않는 수시전형 등 IB 학생들이 국내 대학에 입학할 길이 이미 있다는 점 등이다.
또한 2015 교육과정, 과정중심 평가, 고교학점제 등 정부 교육정책이 IB 교육과 부합한다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연구진은 연내에 IB 공교육 도입을 추진한다면 초등학교(PYP)와 중학교(MYP)에서는 2019년부터 인증 신청과 함께 IB 교육과정을 시작할 수 있고, 인증을 받은 후 운영할 수 있는 고등학교(DP)의 경우 인증절차를 거쳐 2022년 고등학교 1학년부터 연차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일정을 제시했다.



도교육청은 IB 과정 한글화에 대해 IBO 등과 협의하고 있고, 하반기에 적용 학교를 선정해 내년 새 학기부터 운영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6일 이석문 제주교육감과 김지철 충남교육감이 싱가포르에서 시바 쿠마리 IBO 회장을 만나 한국어 IB교육과정 도입 협의를 했다. IBO는 다음 달 중순 이사회에서 IB 과정 한글화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오는 30일에는 제주학생문화원에서 연구용역 결과에 대한 설명회를 열어 연구 내용을 설명하고 도내 학교에서 IB 교육과정을 진행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사항들을 교직원 의견을 통해 점검한다.
이강식 도교육청 교육연구사는 "초반에는 읍·면 학교를 중심으로 학교급별 1∼2개교에 도입하고, 이후 적용 학교를 일부 확대할 계획"이라며 "적용 학교 수를 늘리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IB 교육과정과 평가방식을 학교현장에 확산시키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IB 과정 도입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IB 관련 세미나와 용역 보고회 참석 교사 중 126명이 응답한 5점 척도(전혀 그렇지 않다 1점, 매우 그렇다 5점) 설문조사에서 교육과정·평가제도 변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4.59점(표준편차 0.82)이 나와 변화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IB 도입에 대해서는 평균 3.21점이 나와 교사들이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IB 도입으로 기대되는 효과는 비판적·창의적 사고력 증대(4점), 평가 자율성 증대(3.79점), 교육과정 운영 자율성 증대(3.74점) 등이 꼽혔다. 부정적 영향으로는 교사의 업무 부담 증대(4.13점), 사교육 증대(3.19점), 관료적 통제 강화(2.64점) 등의 의견이 제시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제주지부는 도교육청이 교육현장과 소통 없이 IB 도입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중요한 교육정책 결정인 만큼 교육단체들과 협의가 있어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전교조는 지난 25일 논평을 통해 "이석문 교육감이 강제 주입식으로 교육철학이 다른 서구 교육과정을 일방적으로 도입하려고 한다"며 "IB 도입을 주장하는 연구소에 용역을 주고 그 결과를 교사들에게 일방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제주 학생과 교원을 실험용으로 이용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전교조는 "언론 보도를 보면 서울교육청도 올해 주요업무로 IB 도입을 추진하다가 실무진의 우려로 중단됐다고 한다"며 "교육 패러다임을 바꾸는 중차대한 사안에 국가적, 사회적 논의가 무르익지도 않은 상태에서 단독으로 IB를 도입하려는 이유를 설명하라"고 밝혔다.
atoz@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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