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문화교류 급물살 탈듯…"다방면 교류 활성화" 합의

입력 2018-04-27 18:42  

남북 문화교류 급물살 탈듯…"다방면 교류 활성화" 합의
'정상회담 주춧돌' 문화예술·체육 교류부터 확대 전망
문체부, 학술·문화재·언론·종교계 6개 중단사업 재개 우선 검토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됨에 따라, 이번 정상회담의 주춧돌 역할을 한 문화예술·체육 교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채택된 공동 선언문인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에는 민족적 화해와 단합의 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해 각계각층의 다방면적인 협력과 교류 왕래와 접촉을 활성화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특히 각계각층이 참여하는 민족공동행사를 적극 추진해 화해와 협력의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2018년 아시안게임을 비롯한 국제경기에 공동 진출해 단합된 모습을 과시하자는 언급도 담겼다.
아울러 이를 위해 개성에 남북 당국자가 상주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설치하고, 남북 고위급 회담을 비롯한 분야별 대화와 협상을 신속히 개최해 정상회담의 합의 사항들을 실천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남북이 합의한 다각적인 협력과 교류는 아직 남은 과제인 대북제재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문화예술·체육 분야에서부터 빠르게 확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민간 분야의 교류와 협력을 원만히 보장하기 위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운영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당장 접근하기 쉬운 민간 문화예술·체육 교류가 활발해질 것으로 본다"며 "특히 구체적으로 언급된 아시안게임 공동 참가 준비가 우선적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와 함께 당장 남북 간 교류가 다각도로 급속히 확대될 것으로 보고 물밑 준비작업을 해왔으며, 지방자치단체들과 민간 문화예술단체들도 대북 사업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문체부는 '남북문화교류협력특별전담반 TF'를 중심으로 과거 추진되다 중단된 학술, 문화재, 언론, 종교 분야의 남북교류 주요사업들을 재개하기 위한 방안을 우선 검토하고 있다.
여기에는 겨레말큰사전 공동 편찬, 개성 만월대 유적 공동 발굴조사, 남북 언어통합을 위한 국제학술회의, 우리민족 기록유산 공동 전시, 언론 교류, 종교계 교류 등 6개 사업이 포함됐다.
문체부 관계자는 "과거에 진행하다 중단된 사업들은 북측과 협의만 되면 곧바로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 사업 중 겨레말큰사전 공동 편찬과 개성 만월대 공동 발굴조사는 도종환 문체부 장관이 이달 초 우리 예술단을 이끌고 평양을 방문했을 때 북측에 운을 뗀 상태다.
겨레말큰사전 남북 공동 편찬 사업은 남과 북의 언어가 갈수록 이질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30만 표제 단어 규모의 통합 국어대사전을 편찬할 필요가 있다는 데 남북이 합의해 2005년 시작했다. 당초 2019년 편찬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25차례 남북공동편찬회의를 진행했으나 2010년 천안함 사태 이후 전면 중단됐다.
편찬 공정률이 현재 절반을 넘어선 상태여서 남북 관계가 개선되면 우선으로 복구해야 할 사업으로 꼽힌다. 2024년까지 사업 기간을 5년 연장하는 법안이 현재 국회 계류 중이다.
이와 함께 남북 언어의 동질성 회복을 위한 남북 언어학자들의 공동 국제학술회의를 재개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이 국제학술회의는 2001년 중국 베이징에서 처음 열린 뒤 계속 이어지다 2009년부터 북측의 불참으로 남측과 재외동포 학자들만 참여해왔다.



개성 만월대는 1361년 홍건적의 침입으로 소실된 고려 왕궁터로 12~13세기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금속활자 5점 등 고려 시대 유물이 다량 발굴됐다.
개성 만월대를 남북 공동으로 발굴하는 사업은 2007년 시작돼 총 7차례 공동 발굴 작업이 이뤄졌다. 그러다 2016년 초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후 공동 발굴이 중단되고 북측에서 단독 발굴을 진행 중이다.
정부는 공동 발굴 재개와 함께 올해 고려 건국 1천100년을 맞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12월 개최하는 '대고려전'에 개성 만월대 유물을 전시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만월대 유물은 아직 남한에 전시된 적이 없다. 평창동계올림픽 때 평창 전시를 추진했으나 북측이 올림픽 이후 논의하자고 해서 미뤄졌다.
남북의 대표적인 기록유산을 선정해 공동 전시하고 학술회의 개최하는 사업도 추진된다. 2014년 남북 주관 단체 간에 공동 전시를 하자는 구두 합의가 이뤄졌으나 이후 사업이 중단됐다.
남북 간 언론 교류와 종교계 교류도 빠르게 복구될 가능성이 있다.
언론 교류는 2005~2008년 남북 언론인 토론회, 남북 언론인 대표자회의 등이 개최되면서 활발하게 진행되다가 2009년 중단됐다.
종교계 교류는 6·25 전쟁 중 폭격으로 소실된 금강산 신계사를 대한불교조계종과 조선불교도연맹이 2004~2007년 공동 복원하고 2015년까지 매년 공동법회를 여는 등 비교적 최근까지 지속해 왔다.
이밖에 남북 문학 교류 재개도 기대를 모은다. 안동춘 조선문학예술총동맹 중앙위원회 위원장은 이달 초 평양을 방문한 도 장관에게 직접 2006년 남북 문인들이 결성한 '6·15민족문학인협회'의 기관지인 '통일문학'을 다시 만들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 문인들이 함께 만든 첫 문학잡지인 '통일문학'은 2009년 3호까지 나온 뒤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발간이 중단됐다.



남북 체육 교류는 지난해 6월 북한 국제태권도연맹(ITF) 시범단의 전북 무주 시범공연과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이미 물꼬가 트인 상태다.
도 장관은 평양에서 김일국 북한 체육상과 만나 올여름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18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남북 선수단 공동입장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남북 예술단의 상호 방문 공연은 2007년 이후 11년 만에 열리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일 우리 예술단의 평양 단독공연 '봄이 온다'를 관람한 후 도 장관에게 이번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의 결실을 바탕으로 올가을 서울에서 '가을이 왔다'는 공연을 하자고 제안했다.
이번 정상회담의 성공은 10여 년 이상 침체한 남북 문화교류를 다시 꽃피게 하는 밑거름이 될 전망이다.



abullapi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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