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얼굴' 뒤로는 트럼프와 비핵화 협상 앞두고 '결연한 표정' 숨겨"
'핵 없는 한반도' 놓고 워싱턴 조야 일각서 경계론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4·27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국제 외교 무대에 공개적인 데뷔를 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올 초 한반도 정세가 해빙 무드로 급전환하기 전까지 핵·미사일로 전 세계를 위협하는 독재자로만 각인됐던 그가 베일을 벗고 드러낸 모습은 다가올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기초작업을 쌓기 위한 '치밀한 전략'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27일(현지시간) '김정은, 트럼프와의 회담을 위한 준비작업 다지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정은은 비핵화를 논의할 의향이 있음을 내비치는 한편으로 좀처럼 신뢰할 수 없는 '리틀 로켓맨' 이미지 불식에 나섬으로써 곧 있을 트럼프 대통령과의 북미회담 준비를 위한 토대를 쌓았다"고 풀이했다.
이와 관련, 한반도 미래 포럼 김두연 객원연구원은 이날 WP에 "우리는 오늘 김정은의 '매력공세'가 작동하는 걸 봤다"며 "그는 활짝 웃는 얼굴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위해 분투하고 있지만, 그 미소 뒤에는 '결의에 찬 표정'이 숨겨져 있다"고 말했다.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무자비한 독재자'와 '전 세계의 안보 위협자'에서 정상국가의 리더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함으로써 상대의 심리적 빗장을 풀면서 협상력을 높이려는 고도의 포석이라는 것이다.
WP는 김 위원장이 원론적이긴 하지만 '완전한 비핵화'를 공동선언문에 명시한 것을 두고도 "비록 (표현이) 모호하긴 하지만 핵무기 포기는 그로서는 대담한 약속"이라며 "자신에 대한 외부 평가가 다시 써 내려지도록 하는 동시에 외부의 (비핵화) 압력을 완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TV 화면에 비친 김 위원장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가 김 위원장에게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 위한 '무대'를 깔아줬다는 것이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결실이 있다는 약속이 있어야만 협상장에 갈 것'이라고 언급해온 것에 비춰보더라도 김정은의 '비핵화' 언급으로 최소한의 장애물은 제거된 셈"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담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워싱턴 조야에서는 북미정상회담 전망 등을 놓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핵 없는 한반도' 실현을 공동목표로 정한 것과 관련, 북한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핵무기를 허용할 수 없다는 걸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워싱턴DC 주변에 비상등이 켜진 상태라고 WP는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앞서 북한이 주한미군 철수 등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긴 했지만, 자칫 북한이 한미동맹에 변화를 초래할 수 있는 조치 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될 수 있는 지점이라는 것이다.
국제위기그룹(ICG)의 한반도 담당 크리스토퍼 그린 선임 연구원은 "김정은이 이번에 보여준 매력공세는 동아시아 한구석에서 2천500만 명을 통치해온 독재자에겐 그야말로 '대수'로운 일"이라고 말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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