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무릎 꿇어?"…필리핀 여성단체, 위안부 동상철거에 반발

입력 2018-04-29 13:56  

"일본에 무릎 꿇어?"…필리핀 여성단체, 위안부 동상철거에 반발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 세워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추모 동상이 불과 4개월여 만에 철거되자 현지 여성단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9일 일간 인콰이어러 등 현지 매체와 외신에 따르면 지난 27일 심야에 마닐라만 산책로에 세워져 있던 높이 3m 위안부 동상이 마닐라시 당국에 의해 철거됐다.


중장비를 동원한 철거 작업은 27일 오후 11∼12시에 이뤄졌다고 목격자는 전했다.
현지 일본대사관은 필리핀 정부로부터 위안부 동상이 철거될 것이라는 사전 연락을 받았다.
마닐라시는 배수시설을 개선하는 작업을 위해 위안부 동상을 철거했다고 밝혔지만, 필리핀 정부가 주요 원조국인 일본의 불만을 의식한 조처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노다 세이코(野田聖子) 일본 총무상은 지난 1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에게 동상 건립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고 가와이 가쓰유키(河井克行) 중의원 의원은 동상철거를 요구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필리핀 여성단체연합은 "일제 강점기에 희생된 수백 명의 필리핀 위안부를 모욕하고 필리핀 여성의 존엄성을 모독하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이 단체는 또 "일본과 그 꼭두각시가 아무리 덮으려고 하더라도 일제 강점기의 참상을 알리는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테레시타 앙 시 비영리단체 대표는 "그들은 햇빛을 두려워하는 범죄자처럼 금요일 밤늦게 위안부 동상을 철거했다"면서 "일본에 무릎 꿇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마닐라 위안부 동상은 필리핀 국가역사위원회와 위안부 피해자단체가 지난해 12월 8일 제막했다.
동상 밑에는 "이 기념물은 1942∼1945년 일제 강점기 성폭력에 희생된 필리핀 여성들을 기억하는 것"이라며 "그들이 밖으로 나와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글이 적혀 있었다.
그러나 이제 동상이 있던 자리에는 구멍이 뚫렸으며 주위에는 푸른색 시트와 철망이 설치됐다.
youngky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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