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롯데 자이언츠의 외국인 좌완 투수 펠릭스 듀브론트(31)가 조금씩 팀이 원했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듀브론트는 지난 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6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를 펼치며 롯데의 4-0 승리를 이끌었다.
KIA 에이스 헥터 노에시도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으나 승리투수가 된 쪽은 듀브론트였다.
듀브론트는 이로써 7번째 도전 끝에 KBO리그 데뷔 첫 승리를 신고했다. 상대 에이스와의 맞대결을 이겨낸 결과라 더욱 값졌다.
구위가 압도적인 편은 아니었다. 듀브론트는 1회초와 2회초에 모두 2루타를 내주는 등 거의 매 이닝 실점 위기에 몰렸다.
5회초 1사 2루에서는 김선빈의 잘 맞은 타구가 1루수 정면으로 향하면서 이미 출발한 2루 주자 이범호가 함께 아웃됐다.
수비의 도움도 컸다. 6회초 1사 1, 3루에서 4번 최형우의 총알 같은 타구를 우익수 손아섭이 노바운드 캐치로 잘 잡아냈다.
이때 3루 주자 로저 버나디나가 베이스를 리터치하지 않고 홈으로 뛰어들어 병살타로 이어졌다.
전반적으로 운이 많은 따른 경기였지만 이전 경기들보다 긍정적인 요소가 많이 눈에 띄었다.
무엇보다 볼넷이 줄었다. SK 와이번스와 개막전에서 볼넷 6개를 남발한 듀브론트는 이날 볼넷이 1개뿐이었다.
스트라이크 비율 역시 늘었다. 듀브론트는 이날 최고 시속 148㎞를 찍으며 92구를 던졌다.
그중 70.1%인 68개를 스트라이크로 꽂았다. 이전 6경기 스트라이크 비율(58.6%)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점차 컨디션이 올라오고, 자신의 구위에 자신감이 생기면서 타자들과 적극적으로 상대하게 됐다는 의미다.
듀브론트는 지난달 25일 kt wiz전에서 5이닝 2실점으로 비록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변화의 조짐을 보였다.
그리고 듀브론트는 5월의 시작과 함께 자신과 팀이 바라던 첫 승리를 사직구장 홈팬들 앞에서 거뒀다.
듀브론트가 2경기 연속 호투를 펼치며 점점 KBO리그에 적응하는 듯한 모습은 롯데에 희소식이다.
롯데는 올해 유난히 외국인 선수 복이 없었다.
메이저리그 통산 31승(26패) 투수인 듀브론트는 물론 지난해까지 3년 동안 꾸준히 활약한 브룩스 레일리가 승리 없이 4패씩을 기록하며 선발 투수진에 어려움을 안겼다.
외국인 타자 앤디 번즈는 극심한 타격 부진으로 2군을 들락거렸다.
이런 상황에서 듀브론트가 한 가닥 희망을 던졌다. 번즈 역시 이날 경기에서 장타 2개를 뿜어내며 반등 기미를 보였다.
롯데는 듀브론트와 번즈의 활약에 힘입어 8위에 올랐다. 최근 10경기에서 7승 3패를 기록하며 확실한 상승세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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