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단일팀 北 에이스 김송이, 세계 3위 이시카와와 명승부

입력 2018-05-04 22:34  

남북 단일팀 北 에이스 김송이, 세계 3위 이시카와와 명승부
세계선수권 4강서 일본 이시카와 상대 5세트 접전 끝 '석패'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1991년 지바 세계선수권대회 때 남북 단일팀이 여자단체전 결승에서 9연패를 노리던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딴 '지바 기적'의 히로인은 현정화, 북한의 이분희가 아닌 북한의 유순복이었다.
당시 유순복은 첫 단식에서 세계 최강자로 군림하던 중국의 '탁구 마녀' 덩야핑을 2-1로 제압하는 '테이블 반란'을 일으켰고, 게임 스코어 2-2로 맞선 마지막 5게임에서는 중국의 가오준을 2-0으로 완파하고 단일팀이 우승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7년 만에 남북 단일팀을 재현한 'KOREA팀'에서 '제2의 유순복 신화'에 도전했던 북한의 김송이(23)는 막판 뒷심 부족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김송이는 4일 스웨덴 할름스타드에서 열린 일본과의 세계선수권 준결승에서 단일팀이 첫 게임을 내준 후 2단식에서 일본의 에이스 이시카와 카스미(25)와 마주했다.
김송이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 이시카와에게 '굴욕'을 안긴 기억이 있다.
당시 여자단식 32강에서 맞붙었는데, 김송아가 당시 세계랭킹 4위였던 이시카와를 풀세트 접전 끝에 4-3으로 꺾고 16강에 올랐다.
32강 최대 이변일 정도로 김송이의 상승세는 가팔랐다. 김송이는 이시카와를 꺾은 여세를 몰아 3-4위전에서 일본의 간판 후쿠하라 아이를 4-1로 꺾고 동메달을 땄다.
하지만 김송이의 돌풍은 이번 세계선수권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세계랭킹 3위인 이시카와는 왼쪽 셰이크핸드로 전형적인 공격수다. 반면 세계랭킹 49위인 김송이는 오른쪽 셰이크핸드 공격형임에도 수비 비중이 높은 선수다.



날카로운 창과 견고한 방패의 대결에서 결국 이시카와의 창이 김송이의 방패를 뚫었다.
이시카와는 빠른 드라이브 공세로 첫 세트를 11-4로 쉽게 가져갔다.
하지만 김송이의 추격이 휘말렸다. 김송이는 커트 수비에 이은 빠른 공격 전환으로 이시카와의 허점을 파고들어 2세트를 따냈고, 여세를 몰아 3세트까지 가져와 세트 스코어 2-1 리드를 잡았다.
순간 당황한 이시카와는 거센 반격으로 4세트 듀스 대결을 13-11로 따내며 승부를 최종 5세트로 몰고 갔다.
5세트는 창과 방패가 불꽃을 튀긴 명승부였다.
시소게임이 이어지던 5세트 중반 8-8 균형에서 김송이가 수비에 이은 상대 구석을 찌르는 대각선 드라이브로 1점을 먼저 따냈다.
김송이는 이시카와의 서브를 빨리 끊어 승부를 보려다가 실점하면서 9-9를 허용했다.
이어 김송이가 회전량 많은 서브로 이시카와의 범실을 유도해 먼저 10점에 도달했다. 하지만 김송이가 결정적인 득점 기회에서 헛드라이브를 하면서 결국 듀스로 넘어갔다.
장군멍군으로 듀스 랠리를 펼쳐가던 김송이는 두 차례나 공이 상대 테이블 모서리를 스치는 '에지' 행운까지 따라줘 14-13을 만들어 승리를 눈앞에 두는 듯했다.



하지만 이시카와는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14-14를 만들었고, 이후 두 번 연속 김송이의 드라이브 공격이 테이블을 벗어나면서 이시카와의 세트 스코어 3-2 승리로 끝이 났다. 남북 단일팀은 2게임 패배 후 3게임까지 내줘 결국 일본에 0-3 완패를 당했다.
현정화 한국마사회 감독은 "(김)송이가 이시카와를 잡아줬다면 한일전 승부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김형석 포스코에너지 감독도 "김송이 선수가 포핸드 공격에서 약간 불안했고, 커트 수비 비율을 조금 낮추고 더 공격적으로 경기했다면 다른 결과가 나왔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hil881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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