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당 대화' 北日…"억년가도 우리땅 못밟아"vs"납치는 테러"(종합)

입력 2018-05-07 23:14  

'밀당 대화' 北日…"억년가도 우리땅 못밟아"vs"납치는 테러"(종합)
北 "밉살스럽게 놀아댄다" 비난…日 "북한이 가족 갈라놨다" 비판
北 경제지원·日 납치해결 이익 일치…북일대화, 북미회담 후 속도 낼 듯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과 북한이 물밑으로 대화를 모색하면서도 상대방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북미정상회담 개최 후 본격적으로 추진될 북일대화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7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지난 1일(현지시간) 방문지인 요르단 암만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납치·핵·미사일의 모든 현안을 포괄적으로 해결하고 북한과의 불행한 과거를 청산해 국교정상화한다는 일관된 방침 아래 노력하겠다"며 다시 국교정상화를 언급했다.



일본은 이렇게 북한에 '러브콜'을 보내는 한편으로 납치 문제와 관련해 북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납치문제담당상은 3~4일(미국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꿈과 희망을 앗아가며 가족을 갈라놓았다. 테러와 같은 행위다"고 북한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매튜 포팅어 NSC 아시아 담당 상급부장과 만난 자리에서는 납치 피해자 요코타 메구미(실종 당시 13)의 가족사진과 한글과 일본어로 '우리의 소중한 누나를 가족 곁으로 돌려보내라!'라고 쓴 메시지가 담긴 자료를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에 보여달라고 전달하기도 했다.
가토 담당상의 행보와 관련해 교도통신은 최대한 압력으로 북한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려는 일본 정부의 기본 인식이 깔려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에서 핵·미사일 문제 해결을 우선시해 납치 문제를 후순위로 돌리지 않도록 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역시 북일대화와 관련해 냉온의 대응을 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2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채택한 결정서에 북일대화를 염두에 둔 듯 '주변국들과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연계와 대화를 적극화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6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의 논평을 통해서는 작심한 듯 일본에 대해 원색적인 비판을 퍼부었다.
노동신문은 "운명의 갈림길에서 '제재'니 '압박'이니 하는 진부한 곡조를 외우며 밉살스럽게 놀아대가는 언제 가도 개밥의 도토리 신세"라며 "못된 버릇을 버리지 않는 한 억년 가도 우리의 신성한 땅을 밟아보지 못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반도 화해 분위기를 환영하면서도 대북제재 유지 자세를 버리지 않고 있는 일본 정부를 압박하면서 북일대화의 교착상태를 흔들어 일본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북한과 일본은 그간 여러 루트를 통해 북일대화 재개에 대해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지는 않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이 북한과 외교관계가 깊은 스웨덴과 몽골 등을 통해 북한에 북일정상회담을 열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도 나왔다.
좀처럼 진전을 보지 못하는 북일대화는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되면 본격적으로 속도가 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가 북일 정상회담의 연내 개최를 목표로 하고, 조정을 개시할 방침을 정했다"는 후지TV 계열 후지뉴스네트워크(FNN)의 보도도 나왔다.
FNN은 "일본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가 구체적 행동을 동반하지 않는 한 압력을 완화하지 않는다는 방침이지만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에는 북한과의 직접 대화가 불가결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일본 정부 고위 관리가 "일본이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는 김정은도 알고 있다"며 "그들이 원하는 것은 일본의 경제지원"이라면서 "연내 북일 정상회담 개최는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일본은 한반도 상황에 대한 재팬 패싱(일본 배제) 논란 속에 일본인 납치 문제에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압박을 국내에서 받고 있다.
북한으로서도 일본은 과거 청산을 통해 경제지원을 얻어낼 수 있는 상대다. 국교정상화를 통해 북한은 100억~200억(약 10조~20조원)의 지원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b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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