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영국 보수당 대표를 지낸 윌리엄 헤이그 전 외무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핵 합의를 파기할 경우 커다란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헤이그 전 장관은 7일 일간 텔레그래프 칼럼을 통해 이란 핵 합의 파기는 임박한 미-북 정상회담 결과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헤이그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란 핵 합의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고수하는 3가지 이유를 분석했다.
우선은 이란 핵 합의가 그 자신이 아닌 전임자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의해 체결된 탓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란 핵 합의를 주요 치적으로 내세웠지만 공화당 의원들은 너무 유약한 것으로 비판했으며 트럼프 자신도 대선 때 이를 '최악의 협상'으로 매도했다.
두 번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 및 미국 내 이스라엘 지지층의 압력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트럼프 자신도 이스라엘 측 주장에 동조하고 있으며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는 등 역대 어느 행정부보다 노골적인 친이스라엘 성향을 드러내고 있다. 이스라엘은 무엇보다 합의에 따른 이란에 대한 금융지원이나 금융제재 완화에 극력 반대하고 있다.
세 번째는 이란이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으로 불리는 핵 합의 이행을 추진하면서도 한편으로 탄도미사일 기술 개발을 계속하고 있고 중동지역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점이다. 레바논에서 시리아, 이라크에 이르는 지역, 내전이 벌어지는 예멘에 이르기까지 이란의 자금과 병력 지원은 미국과 그 동맹에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더욱이 이란과의 핵 합의가 오는 2025년 만료되면 이론적으로 이란은 더욱 강화된 여건을 바탕으로 다시 핵 야망으로 복귀할 수 있다.
헤이그 전 장관은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핵 합의 파기는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동정을 불러일으켜 이란 지도부를 승자로 만들어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서방 동맹은 이라크 침공 이후 최대의 분열에 직면하게 되고 또다시 국제적인 제재 합의를 끌어내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은 마음 먹으면 자유롭게 핵 개발을 재개할 수 있게 되고 이미 제재 완화로 상당 부분 개발 자금도 확보한 상태이다.
그는 이란의 지역 영향력 확대에 맞서는 최선의 대응은 합의를 파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영향력을 견제할 강력한 대응력을 유지하는 것이라면서 이스라엘의 안보와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에 의한 사우디아라비아의 개혁을 지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시리아에서 미군을 철수하는 대신 계속 주둔시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헤이그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임박한 북한 지도자 김정은과의 회담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면서 어느 미국 대통령보다 오래 집권할 김정은은 트럼프 보다는 미국의 약속 이행에 더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란 핵 합의 파기는 미정부가 한번 체결한 합의를 다시 파기할 수 있음을 의미해 미국의 약속 불이행을 전세계에 전파할 것이라며 이는 순차적으로 북한과의 합의나 중동의 안정, 나아가 세계 평화에 좋은 전조가 되지 못할 것이고 거듭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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