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파키스탄에서 다음 총리를 결정할 총선을 2달여 앞두고 내무장관이 괴한의 총격을 받아 부상하면서 일각에서 총선 연기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정국이 혼란을 겪고 있다.

여야 지도부는 일제히 장관을 겨냥한 테러를 비난하고 나섰지만, 이번 사건의 발생 원인에 대해서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8일 현지 일간 돈(DAWN) 등에 따르면 아산 이크발 파키스탄 내무장관은 이틀 전인 6일 동부 펀자브 주 라호르 인근 나로왈에서 지역구 모임에 참석했다가 귀가하던 중 괴한의 총격을 받아 어깨 등을 다쳤다.
현장에서 붙잡힌 괴한은 이슬람 강경파 소수정당인 테리크-이-라바이크 소속으로 정부가 지난해 파키스탄 주류 이슬람에서 이단으로 보는 아흐마디아교 신자들을 포용하는 방향으로 선거법을 개정하려 한 데 불만을 품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하지만 테리크-이-라바이크는 총격범을 전혀 알지 못한다며 이번 사건과 무관함을 주장했다.
제2야당인 파키스탄 테리크-에-인사프(PTI)는 테러를 비난하면서도 이는 여당인 파키스탄무슬림리그(PML-N)와 여당의 실력자인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가 정치적 갈등을 조장했기 때문이라는 논리를 핀다.
임란 칸 PTI 총재의 나임 울하크 비서실장은 "지금의 정치 환경은 샤리프 전 총리가 그의 정적들을 거칠게 공격해 그에 따른 긴장과 분노가 확산한 데 영향받은 것"이라며 "샤리프 전 총리가 계속해서 독설을 퍼붓는다면 이러한 사건은 계속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칸 총재를 '군부가 내세운 꼭두각시'라고 비난하는 샤리프 전 총리는 이번 암살 시도에 군부가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의혹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제1야당인 파키스탄인민당(PPP)의 이자즈 자크라니 의원은 "선거를 원하지 않는 이들이 있는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면서 배후 세력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의원 내각제 정부 형태를 한 파키스탄은 총선 과반을 차지한 정당에서 총리를 결정하고 내각을 구성한다.
현 정부는 아직 정확한 총선 일자를 밝히지는 않았으나, 이달 말 선거 관리를 위한 임시 내각을 구성하고 나서 60일 이내에 선거를 시행할 것이라고 샤히드 카칸 아바시 총리가 지난 4일 밝혔다.
갤럽 파키스탄의 최근 여론 조사에 따르면 현재 여당인 PML-N이 36%로 지지율 1위, 제2야당인 PTI가 24%로 2위, 제1야당인 PPP가 17%로 3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당은 샤리프 전 총리가 지난해 해외자산은닉 문제로 대법원에서 의원과 총리 자격을 영구히 박탈당하는 등 주요 인사들의 부패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 크리켓 선수 출신인 칸 PTI 총재는 대중적인 인기를 바탕으로 지지도를 높이고 있어 막판까지 접전이 예상된다.
7일에는 남부 카라치에서 제1야당인 파키스탄인민당(PPP)과 제2야당인 파키스탄 테리크-에-인사프(PTI) 지지자들이 충돌해 선전 차량에 불을 지르는 등 지지자들의 과열 양상도 목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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