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학교가 한곳에'…학생 부족한 시골학교 운동회 신풍속도

입력 2018-05-09 10:38  

'5개 학교가 한곳에'…학생 부족한 시골학교 운동회 신풍속도
인근 학교와 통합 개최로 북적북적…학부모·지역사회 참여도 활발


(무안=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저출산, 고령화 등 복합적인 인구 문제로 전남 농어촌 학교 학생 수 감소는 이제 숙명으로 여겨지는 일이 됐다.
너무 단출해져 버린 학교들은 봄이 되면 북적이는 운동회를 연출하느라 고심을 거듭한다.
인근 학교와 통합 개최, 지역사회 참여 등으로 시골학교 운동회가 달라지고 있다.
9일 전남도 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887개 초·중·고교 가운데 373곳(42.1%)은 학생 수 60명 이하 소규모 학교다.
소규모 학교가 속출하면서 기존 통폐합 정책만으로는 위기의 농어촌 교육을 살리기 어려워졌다는 게 교육계 인식이다.
그렇다고 어린 학생들이 평생 간직할 추억을 쌓을 기회를 빼앗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지난 1일 전남 나주 체육관에서는 왕곡·반남·공산·동강·양산 등 5개 초등학교 학생과 학부모가 참석한 가운데 한마음 체육대회가 열렸다.
같은 날 영광 백수·백수서초등학교, 고흥 봉래·백양초등학교 등이 연합 운동회를 열었다.
지난 3일 담양 만덕·남면 초등학교는 두 학교 이름의 첫 글자를 따 '만남'이라는 주제를 걸고 한마당 축제를 즐겼다.
영광 백수초등학교 학부모 한경이씨는 "운동회에 참여하는 학생, 학부모, 선생님 숫자가 많아지니 즐거움도 커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전남 일선 교육현장에서는 학생 수가 적어 운동회, 체험 활동, 축제 등 운영이 어려운 인근 학교끼리 협동 학교군을 편성해 공동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도내 학교 절반이 넘는 474곳(53.4%)이 협동 학교군에 참여한다.
전남 교육청은 협동학교군 운영 활성화를 위해 올해 예산에 6억4천여만원을 편성해 22개 교육지원청과 주관학교에 지원한다.
"청팀, 백팀, 홍팀 이겨라"를 목청껏 외치는 풍경은 시대가 흘러도 다름없지만 콩·모래주머니로 박을 터뜨리며 대미를 장식했던 행사는 레크리에이션 전문 강사가 진행하는 명랑 운동회로 진화하기도 했다.
나주 영산포 초등학교는 '소통하고 나누고 기뻐한다'는 뜻으로 '소나기 어울림 한마당'이라는 이름을 걸고 전문 업체 컨설팅을 받았다.

터져라 풍선, 저울 농구, 달리는 유람선, 태풍의 눈 등 놀이 프로그램 제목도 예사롭지 않다.
학부모는 물론 지역사회도 어린이들의 추억 만들기에 힘을 보탠다. 나아가 함께 즐기며 지역 화합을 도모한다.
계주, 줄다리기 등 학부모 경기를 응원하는 아이들의 함성이 울려 퍼지고 행운권 추첨으로 경품을 나누기도 한다.

지난 1일 무안초등학교 운동회에서는 무안군 보건소에서 건강카페 부스를 마련했다.
금연 담당자, 통합 건강 증진팀 등 보건소 관계자와 보건 교사가 금연, 절주, 성인병·감염병 예방 등과 관련해 검진·상담활동을 했다.
이 학교 6학년 학부모는 "(근로자의 날) 휴일에 가족과 함께 운동회도 즐기고 차를 마시면서 폐 기능 검사도 받았다"며 "금연을 결심하게 된 것도 수확"이라고 말했다.
이기봉 전남 교육감 권한대행은 "지역·학교 간 협동 체계를 구축해서 교육 여건 불균형을 해소하고 교육력을 제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작은 학교의 한계를 극복해 학생이 돌아오는 교육이 실현되기를 기대한다"고 바랐다.
sangwon70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