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고문 논란' 해스펠 인준청문회 하루 앞두고 약속

(서울=연합뉴스) 신지홍 기자 = '고문 프로그램을 재개하지 않겠다'
과거 알카에다 소속 테러용의자들을 상대로 한 '물고문'(워터보딩)을 지휘했다는 논란으로 벼랑 끝에 몰린 지나 해스펠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내정자가 8일(현지시간) 이 같은 취지의 공개약속을 했다.
해스펠 내정자는 미 상원 정보위의 인준 청문회를 하루 앞두고 CIA를 통해 미리 공개한 모두발언 자료에서 "많은 미국인이 CIA의 과거 구금과 심문 프로그램에 대한 나의 견해를 알고 싶어한다"며 "나는 이 문제에 관한 견해가 있으며 이를 분명히 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우 격동의 시기에 (CIA 국장으로) 봉직하게 된 만큼 나는 분명하고도 솔직하게, 내가 통솔하는 한 CIA가 그와 같은 구금과 심문 프로그램을 재개하지 않을 것이라는 개인적 약속을 여러분에게 드릴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CIA는 국민의 신뢰 없이는 능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점을 경험을 통해 배웠다"며 "또 의회의 감독을 받음으로써 생기는 책임감 없이 그러한 신뢰 확보를 기대할 수 없고, 우리가 벌이는 비밀공작들을 국민과 공유할 수 없다면 그들이 선출한 대표들과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인준 청문회를 통과해 정식 임명될 경우 미 역사상 최초의 여성 CIA 국장이 된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그는 "최고위직 후보로 오른 여성이라는 사실을 떠드는 것은 내가 선호하는 방식은 아니지만 그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것도 태만한 일이 될 것"이라며 "특히 그것(나의 인준)이 자신들의 장래를 위한 좋은 신호가 될 것으로 생각하는 CIA의 젊은 여성들의 지지가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CIA에 33년간 근무한 해스펠 내정자는 해외비밀공작 전문가로 지난해 2월 CIA 사상 첫 여성 부국장으로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하지만 이때부터 그가 2002년 태국에서 '고양이 눈'이라는 암호명의 비밀감옥을 운영했으며 당시 물고문 등 가혹한 심문을 지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 비밀감옥에서 CIA 요원들은 압둘 알라힘 알 나시리, 아부 주바이다 등 알카에다 조직원 2명에게 80여 차례의 고문을 자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부 주바이다는 이 고문으로 왼쪽 눈의 시력을 잃었다고 한다. 다만 당시 구금 및 심문 프로그램에 관한 문건은 아직 기밀로 분류돼 정확한 실상은 드러나지 않은 상태다.
이러한 논란을 들어 미 야당인 민주당과 인권단체, 상당수의 퇴역 장성, 일부 정보당국 관계자들이 그의 사퇴를 주장했다. 공화당에서도 랜드 폴(켄터키) 상원의원 등 일부 의원이 인준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사퇴 공세가 거세지자 해스펠 내정자는 지난 4일 백악관에 물러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를 지명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7일 트위터에 "내가 높게 평가하는 CIA 국장 지명자가 테러리스트들에게 너무 강경하다는 이유로 공격에 처했다"며 '해스펠 구하기'에 나섰다.
sh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