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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모·부식·훼손된 사진에서 예술을 찾다

입력 2018-05-09 18:15   수정 2018-07-19 09:52

마모·부식·훼손된 사진에서 예술을 찾다
레바논 작가 아크람 자타리 개인전, 국립현대미술관서 개막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를 배경으로 멋들어진 옷차림을 한 사람들이 낙타에 올라 있다. 그 발치에서 낙타를 붙들어 맨 사람들 얼굴이 아주 시커멓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걸린 이 예스러운 이미지는 레바논 작가 아크람 자타리의 2017년도 작품 '계급의 건설'이다. 작가는 1920년대 이집트에서 촬영된 여행사진을 구한 다음, 일부 인물 얼굴에 검은 아크릴 스프레이를 뿌렸다.
"등장인물 중 누가 사진값을 지불하는지, 즉 돈과 연계된 권력 구도를 보여주는 것 같아서 사진이 마음에 들었어요. 계급 차를 보여주는 작품이죠. 저는 인부 얼굴의 검은 면이 더 두드러지도록 스프레이를 뿌렸죠."



자타리는 레바논을 대표하는 시각예술가다. 그는 사진 아카이브를 다양하게 '손대는' 작업을 통해 아랍 역사와 아랍인 삶을 포착해왔다. 11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개막하는 한국 첫 개인전 '사진에 저항하다'를 위해 방한한 작가를 9일 만났다.
작가는 "사진 안에 보이는 것이 역사를 기록하는 데 도움을 주는 유일한 단서가 아니라는 것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거실에 걸린 결혼사진을 예로 들었다.
"결혼사진이 그 부부 관계를 온전히 보여주지는 않아요. 두 사람이 이혼할 수도 있죠. 화난 아내가 사진에서 액자를 뺀 뒤 남편 부분만 잘라버린다면, 오히려 그 (훼손된) 사진이 지금 이 부부 상황에 훨씬 가까운 것이죠."
작가가 사진이라는 대상에 가해진 행위에 관심이 있는 이유다. 그는 마모된 사진, 혹은 잘못 보존된 사진, 버려진 사진 등 옛 사진을 재촬영하거나 그 물성 자체를 재활용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전시에는 이러한 작업을 한 사진, 영상, 설치 등 30점이 나왔다.



'얼굴을 맞대고'(2017)는 1940년대 초 인물사진 유리판 중 서로 달라붙은 채 발견된 것들을 근접 촬영한 것이다. 제복을 입은 프랑스 군인 얼굴과 식민지 주민 모습이 겹쳐있는 듯한 이미지는 식민 풍경을 현재로 옮겨온다.
전시명과 같은 연작 '사진에 저항하다'(2017)는 주름과 마모가 생긴 젤라틴 네거티브 필름의 3D 스캔을 재현했다. 추상화처럼 보이는 묘한 느낌의 작품이다
작업 주재료는 그가 21년 전 공동 설립한 아랍이미지재단(AIF)이 소장한 50만 점의 사진 이미지다. 일반인 가족사진, 건축가 도시 기록 등 방대한 이미지들은 멀게는 20세기 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아랍권에서 사진 역사를 쓰기 위해 재단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과 바르셀로나현대미술관 공동 주최로, 독일 K21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미술관과 이집트 샤르자미술재단에서도 열릴 예정이다.
한국 전시 일정은 8월 19일까지.
ai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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