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갑부 리카싱, 공식 은퇴…장남 경영권 승계

입력 2018-05-10 19:43  

홍콩 갑부 리카싱, 공식 은퇴…장남 경영권 승계
맨손으로 홍콩 최대 그룹 세운 입지전적 인물…세계 23번째 부자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홍콩 최고 갑부인 리카싱(李嘉誠·90) CK허치슨홀딩스(長江和記實業) 회장이 10일 현직에서 은퇴했다고 빈과일보 등 홍콩 언론이 보도했다.
리 회장은 지난 3월 실적 발표 후 은퇴 의사를 밝히고 장남인 빅터 리(李澤鉅·53)를 후계자로 지명했으며, 이날 주주총회에서 공식 은퇴했다.
그는 이날 아침 자택 밖에서 대기하던 기자들에게 "마지막 출근이 너무나 행복하다. 12세부터 시작해 수십 년간 쉬지 않고 일했다. 하지만 오늘도 평소와 다름없는 하루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중국에서 태어난 리 회장은 소년 시절 홍콩으로 이주해 항만, 통신, 소매, 부동산 등의 사업에서 성공 신화를 일궈 "슈퍼맨"으로 불렸다. 자산이 360억 달러(포브스 집계 기준)에 달해 홍콩 최고 갑부 자리에 올랐으며, 세계 순위에서는 23번째 부자다.
리 회장은 CK허치슨홀딩스와 CK애셋홀딩스의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장남 빅터 리에게 물려준 후 고문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고문료로는 연간 5천 홍콩달러(약 68만 원)만을 받을 예정인데, 그는 CEO로서도 5천 홍콩달러의 월급만을 받아왔다.
리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후에는 자선 사업에 전념해 의료 부문과 사회적 이슈 등에 특화한 'KS-LK 재단'을 운영할 방침이다.
중국 광둥(廣東) 성 태생인 리카싱은 12살 때 부모를 따라 홍콩에 와서 1950년 플라스틱 조화를 제조하는 청쿵공업을 창업했다.
리 회장은 1960년대 말 중국 문화대혁명의 불안이 홍콩까지 번졌을 때 기회를 잡아 자신의 회사를 통해 부동산을 사기 시작했다. 그가 사들인 부동산마다 가격이 치솟았기 때문에 선견지명이 있었던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후 항만, 통신, 소매, 부동산, 에너지 등 전방위로 사업을 확장해 아시아 최대의 재벌 그룹 중 하나를 건설했다.
리 회장은 덩샤오핑(鄧小平)이 1980년대 초 개혁개방을 본격화한 후 중국에 처음 들어간 외국 기업인 가운데 하나다. 덩샤오핑(鄧小平)과 가까웠으며 뒤를 이은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현 지도자인 시진핑(習近平) 주석과는 관계가 긴밀하지 않다는 소문이 돈다.
그는 2011년 중국에서 부동산 자산을 줄이기 시작했으며, 이후 호주와 캐나다, 영국에서 새로운 투자를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들 지역의 정치 환경이 더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하다는 판단을 그가 내렸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이 때문에 중국 언론에서 본토 투자를 포기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는 80대의 나이에도 새벽 5시에 일어나 집 옆에 있는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다. 하지만 수년 전 운동하다 다쳐 미국에서 척추 수술을 했으며, 지난해 주주총회는 복통으로 참석하지 못하는 등 건강이 약화한 모습을 보였다.
ss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