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하티르, 말레이 총리 취임…15년만에 총리직 복귀

입력 2018-05-11 07:02  

마하티르, 말레이 총리 취임…15년만에 총리직 복귀
93세 나이로 다시 권좌에…세계 최고령 국가정상 등극
예상밖 정권교체에 시장 '출렁'…"中투자유치도 필요하면 재협상"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마하티르 모하마드(93) 신임 말레이시아 총리가 10일 밤 취임선서를 하고 15년 만에 총리직에 복귀했다.
11일 현지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마하티르 신임 총리는 현지시각으로 전날 오후 9시 30분께 쿠알라룸푸르 시내 왕궁에서 술탄 무하마드 5세 국왕을 알현하고 총리 취임 선서를 했다.
이로써 그는 2003년 정계 은퇴 선언 이후 15년만에 다시 권좌에 올랐다.
1981년부터 22년간 말레이시아를 철권통치했던 마하티르 신임 총리는 이미 말레이시아 역대 최장수 집권 기록을 지니고 있다.
그는 집권기간 강력한 국가주도 경제발전 정책을 펼쳐 가난한 농업 국가였던 말레이시아를 신흥공업국으로 변모시켜 '근대화의 아버지'로 불린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수단과 방법을 다해 반대세력을 억압한 '개발독재자'란 평가도 받는다.
그런 그가 사분오열한 야권을 결집해 자신의 정치적 기반이었던 국민전선(BN)의 61년 장기집권을 스스로 무너뜨린 데는 전임인 나집 라작 전 총리와의 갈등이 직접적 계기가 됐다.



마하티르는 한때 나집 전 총리의 멘토였으나, 2015년 나집 전 총리가 국영투자기업 1MDB에서 나랏돈 수조원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스캔들이 불거지자 총리퇴진 운동을 벌이다 BN에서 축출됐다.
이에 그는 야당 지도자로 변신했고, 작년 말 신야권연합 희망연대(PH)의 총리 후보로 추대된 이래 야권의 선거운동을 총지휘해 왔다.
PH는 9일 치러진 총선에서 하원 222석의 과반인 113석을 확보해 1957년 독립 이후 첫 정권교체란 위업을 이뤘다.
현지 전문가들은 마하티르 신임 총리가 BN의 지지기반이자 다수 인종(61.7%)인 말레이계와 원주민의 지지를 분산시켜 고질적인 인종대결 구도를 깨뜨린 것이 선거 승리에 핵심적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1925년 태어나 올해로 93세를 맞은 마하티르 신임 총리는 세계 최고령 국가정상이란 기록도 함께 남기게 됐다. 현재 현직인 국가정상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인물은 튀니지의 베지 카이드 에셉시(92) 대통령으로 알려졌다.



여권 수뇌부의 부정부패와 민생악화에 시름 하던 국민은 마하티르의 귀환을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다만 금융·외환시장은 일시적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정권교체가 이뤄지면서 새 정부의 경제정책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마하티르 신임 총리는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때 국제통화기금(IMF)의 권고를 일축하고 고정환율제 채택, 외국자본 유출 금지 등 예상외의 방식으로 위기를 극복한 바 있다.
PH는 총선에 승리할 경우 부가가치세 격인 6%의 재화용역세(GST)를 폐지하고 유류 보조금을 부활시키겠다고 공약했는데, 이 역시 국가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변수로 거론된다.
마하티르 신임 총리는 전날 낮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을 지지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사업 중 일부는 필요하면 재협상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총리 취임 선서는 애초 예정과 달리 밤까지 지연됐다. 현지에선 마하티르 신임 총리가 과거 재임 때 국왕의 권력을 축소하는 데 앞장서 불편한 관계가 됐던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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