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의회 고위인사 "트럼프, 북미 정상회담 목표 달성할지 의문"(종합2보)

입력 2018-05-11 22:32  

러 의회 고위인사 "트럼프, 북미 정상회담 목표 달성할지 의문"(종합2보)
러 전문가들 "북미 정상회담 결과 조심스럽게 낙관…협상 쉽지는 않을 것"
"트럼프 판문점 포기한 것은 한반도 운명 해결자가 자신임을 부각하려는 것"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의회 지도부 인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회담 확정에 대해 김 위원장의 외교적 승리라고 평가했다.
러시아 상원 정보정책위원회 위원장 알렉세이 푸슈코프는 11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김 위원장은 미국 정상과의 회담 개최라는 자신의 목표를 달성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아주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에게는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성사시켰다는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고 목표를 이뤘다고 볼 수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핵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라는 목표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의미로 해석됐다.

러시아 전문가들도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표시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 미국과 교수 그리고리 야리긴은 10일 북미 정상회담이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될 것이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뒤 자국 관영 뉴스전문 채널 RT와 한 인터뷰에서 "조심스러운 낙관주의를 갖고 이번 협상의 전망과 가능한 합의 결과를 평가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회동에 대해 "두 가지 기대를 하게 하는 아주 흥미로운 회담"이라면서 "트럼프는 자신이 정치적 힘으로 북한을 협상장으로까지 끌어냈다는 생각을 갖고 승리자의 태도로 회담장에 갈 것이지만, 북한 지도자는 자신이 동등한 위치에서 미국을 협상으로 이끌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는 북한이 핵프로그램을 포기하는 결과를 갖고 돌아오길 바라지만, 북한은 전쟁에 빠져들지 않고 체제를 유지하길 바란다"고 분석했다.
북미 정상회담 자체는 다양한 기대를 갖게하는 흥미로운 회담이지만 미국과 북한의 생각이 서로 크게 다른 만큼 어떤 결과가 나올지에 대해선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었다.
야리긴은 또 "설령 비핵화 합의가 체결되더라도 미국이 이후에 군사적 방법이 아니라 경제적 방법으로 북한 체제를 불안정하게 하려고 시도한다면 북한의 핵 개발 프로그램은 재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러시아와 중국의 참여 없이 완전한 비핵화 합의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산하 동방학연구소의 한국·몽골학과 과장 알렉산드르 보론초프도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론초프는 "미국은 CVID란 최대치의 입장을 견지하고 있고 북한은 신뢰할 수 있는 안전보장 제공을 요구할 것"이라면서 "이같은 의제는 1~2시간에 논의될 문제가 아니며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회담 의제와 관련 "한반도 정전협정을 북미 간 평화협정으로 교체하는 문제가 논의될 것이며, 동시에 비핵화와 북한이 핵전력 감축을 통해 얻으려는 체제 안정보장 문제가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회담 장소가 싱가포르로 결정된 것과 관련 러시아 외교전문가 표도르 루키야노프는 11일 "트럼프가 판문점을 포기한 것은 한반도 문제의 운명을 자신이 해결하고 있으며 한국은 관찰자임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자체 해설 기사에서 "싱가포르는 지난 1966년 미국과 수교했으며 미국의 큰 교역 파트너이고 아시아의 두 번째 투자국인 친미 성향 국가"라면서 싱가포르가 회담 장소로 미국에 유리하다고 진단했다.
통신은 싱가포르 주둔 미군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점도 고려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김 국무위원장에겐 불편한 점들이 적지 않다고 소개했다.
평양에서 싱가포르까지는 항로로 4천700km로 김 위원장의 전용기 안토노프(An)-148-100V의 비행거리(4천400km)보다 멀기 때문에 중국 도시에 들러 중간 급유를 받거나 아니면 중국 항공기를 전세 내야 할 형편이라는 것이다.
먼 거리로 인해 평양과의 교신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도 단점으로 지적됐다.
그런데도 지난 1975년 북한과 수교한 싱가포르가 지난해 미국과 유엔의 압박으로 북한과의 교역을 중단하기 전까지 제재 상황에서도 지속해서 북한을 지원하는 등 북한에 우호적인 국가라는 점은 김 위원장에게 유리한 측면이라고 통신은 소개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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