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사관 이전, 이슬람권 반발 예상보다 낮을 듯

입력 2018-05-14 16:17   수정 2018-05-14 21:10

미 대사관 이전, 이슬람권 반발 예상보다 낮을 듯

이슬람 분열로 '예루살렘 대의' 퇴색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고 텔아비브에 있는 자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길 것이라고 발표하자 국제사회는 숨을 죽였다.
그동안 역대 미국 대통령도 국제사회 및 아랍권의 반발을 의식해 감히 결행하지 못했던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 이전법' 시행이라는 금기를 트럼프 대통령이 깨트리고 나서자 국제사회가 '전대미문'의 물리적 반대사태를 우려한 때문이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중동평화협상에 대한 공정한 중재자로서 미국의 역할을 포기함으로써 사실상 빈사상태에 있던 중동평화안을 회생불능 상태로 만들었다는 비난을 받았다.
또 그동안 미 행정부가 궁극적 해결책으로 추진해온 이른바 '2국 해법'도 팔레스타인 측의 미래 수도인 동예루살렘이 이스라엘 수도 일부로 편입되면서 무용지물이 됐다.
<YNAPHOTO path='PYH2018051404060034000_P2.jpg' id='PYH20180514040600340' title='이스라엘은 찬양모드…"트럼프 대통령 고마워요!"' caption='(예루살렘 EPA=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미국대사관 예정지 인근 건물 발코니에 "트럼프 대통령 고마워요!"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br>
lcs@yna.co.kr'/>
미국의 조치에 물론 팔레스타인과 아랍권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항의 움직임이 일었다. 유럽연합(EU)과 유엔 등도 미국의 조치가 중동평화를 멀게 한다며 비판했다. 그러나 예상보다 반발의 수위는 그렇게 높지 않았다.
요르단과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 지도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 항의를 제기하고 일부 이슬람국에서 폭력시위가 잇따라 이슬람권에 연쇄 항의 사태가 불이 붙는 듯했으나 그 열기는 예상외로 쉽게 잦아들었다.
특히 그동안 예루살렘에 대한 팔레스타인의 주장을 적극 지지해온 아랍권의 반응은 예상외로 크지 않아 결과적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이스라엘, 유대계에 '오판'을 안겨주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폴리티코가 14일 분석했다.
"그것 봐라, 우리가 하는 게 옳았다"고 이들은 강변했다.
14일 미정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요란하게 치러지는 예루살렘에 있는 미국대사관 개관식도 물론 여기저기서 반발이 일겠지만, 결과적으로 상황에 변화를 가져오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서 상황을 볼 때 이번에도 국제사회에 엄청난 파문을 초래할 정도로 치명적이지는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예루살렘의 지위', 나아가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지위라는 핫이슈는 이제 더이상 이슬람권에 어필하는 주제가 되지 못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란의 영향력 확대에 대한 우려와 극단주의 이슬람의 확산, 아랍 지도부 독재에 대한 내부 분노, 그리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등 팔레스타인 지도자에 대한 주민들의 좌절 등이 겹쳐 전통적인 대의에 대한 신념이 변하고 있다.
대사관 개소식도 실질보다는 형식에 관한 것이다. 비록 대사관 명칭을 달고 있지만 기존의 영사관에 일부 기능을 추가한 수준이다.
제대로 된 정식 대사관이 문을 열려면 7-10년이 걸릴 전망이다. 그렇지만 형식도 자체로서 중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딸 부부 등 800명의 각국 인사들이 개소식에 참석해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분노를 삭일 전망이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또 다른 인티파다(민중봉기)에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나설지는 미지수이다. 지난해 말 하마스의 봉기 참여촉구는 거의 먹혀들지 못했다.
무엇보다 잦은 봉기에 대한 주민들의 염증이 주요인으로 이스라엘 측이 압도적인 무력을 동원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 분열되고 부패하고, 무능하다는 평가를 받는 자치정부 지도부에 대한 실망감, 좌절감도 주요인이다. 이들은 한편으로 지도부가 주민들을 총알받이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팔레스타인 지도부는 예루살렘 건에 대한 주민들의 실망이 자칫 자치정부를 겨냥할까 불안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랍권의 인식도 급변하고 있다. 이집트 정부는 최근 방송에 트럼프 대통령의 (예루살렘에 대한) 결정을 축소 보도하도록 지시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미언론에 "유대인들도 자신의 나라를 가질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많은 수니파 아랍국들은 이제 시아파 이란의 점증하는 영향력 확대 등 급진적 이슬람 운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숙적' 이스라엘과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yj378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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