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중요농업유산 '하동 야생차' 격이 다르다

입력 2018-05-15 11:19  

세계중요농업유산 '하동 야생차' 격이 다르다
1천200년 간 맛과 향 그대로…유기농 재배·수작업 고집하는 '왕의 차'




(하동=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차(茶)의 품격이 다르다.
15일 경남 하동군 화개면 정금리 지리산 자락 차밭이 푸른 연둣빛이다.
좁은 산비탈 곳곳에서 파릇파릇 연한 찻잎을 하나씩 따는 농민들의 손끝에 정성이 가득 담겨 있다.
따가운 봄볕 아래 농민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부지런히 손을 움직이는 정금 차밭은 우리나라 차 시배지다.
이곳은 옛 쌍계사 장죽전이 있던 자리다.
신라 흥덕왕 3년(828년) 12월에 대렴(大廉)이 중국에 사신으로 갔다 오는 길에 가져온 차 씨앗을 왕명에 따라 심은 곳이다.
차밭에는 1992년 세워진 차 시배지 비석이 있다.
한국기록원은 2008년 7월 이곳을 한반도 최초의 차 시배지라고 공식 인증했다.



이 차밭에서 자라는 야생차는 최고의 향과 맛을 자랑한다.
우리나라 차 역사가 시작된 이곳에서는 1천200년 간 야생차를 재배하고 수확, 제조하는 모든 과정이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이쌍용 대한민국 차 명인은 "하동 야생차는 유기농으로 재배하는 데다 모두 수작업을 거쳐 명실상부한 왕의 녹차"라고 소개했다.
하동 야생차는 명품답게 가격도 높다.
시판 중인 일반 녹차가 80g 한 통에 대략 5만원선인 반면 수작업으로 만든 최상급 하동 야생차는 30만∼50만원을 호가한다.
올해 하동지역 차밭에는 냉해(언 피해)가 와 수확량이 크게 떨어졌다. 그만큼 올해 수확한 햇차는 귀하다.
어려움도 있지만, 농민들에게 힘을 불어넣는 반가운 소식도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하동 전통차 농업을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에 올리고 지난달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세계중요농업유산 국제포럼에서 하동군에 지정서를 전달했다.



윤상기 하동군수는 "세계중요농업유산 지정은 1천200년간 면면히 이어온 하동 야생차를 새롭게 일깨운 것"이라며 "하동을 세계적인 힐링 관광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하동에서는 오는 19일부터 4일간 제22회 야생차문화축제를 앞두고 있어 점점 축제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하동군 화개면, 악양면에는 1천900여 농가가 1천㏊에 하동 야생차를 재배하고 있다.
김태종 하동차생산자협의회장은 "이번 축제 기간 하동 야생차의 맛과 향, 그 우수성을 전 세계인에게 알리겠다"고 말했다.



choi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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