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제' 박인비, 국내 첫 우승 이끈 '신기의 퍼팅'

입력 2018-05-20 18:05  

'여제' 박인비, 국내 첫 우승 이끈 '신기의 퍼팅'
LPGA 투어 대회 결장하며 컨디션 조절도 한몫





(춘천=연합뉴스) 권훈 기자= 역시 박인비(30)의 최강 병기는 퍼팅이었다.
박인비는 20일 강원도 춘천시 라데나 골프클럽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결승에서 김아림(23)을 꺾고 우승했다.
11년 전인 2008년 하이원 SBS 채리티 여자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이래 19차례KLPGA투어 대회 무승의 악연을 마침내 떨쳐냈다.
박인비는 미국, 일본, 유럽에서 24차례나 우승했지만 유독 국내 대회와 인연이 없었다.
19차례 출전해서 준우승 6번을 포함해 12차례 톱10 입상이 말해주듯 우승 문턱에서 아쉽게 발길을 돌린 적이 여러 번이다.
코스레코드 경신이 세 번이고 홀인원도 두 번이나 기록하는 등 경기 내용도 나쁘지 않았다.
이런 무승 행진에 마침표를 찍은 원동력은 그린 플레이였다.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전, 8강전, 준결승, 결승에서 박인비는 '어떻게 저게 들어가냐'라는 탄성을 자아내는 신기의 퍼팅을 여러차례 보여줬다.
지켜보던 갤러리 뿐 아니라 상대 선수조차 감탄을 금치 못한 신기의 퍼팅이었다.
아이언샷이 썩 좋지 않았던 조별리그 1차전 최혜용(28)과 경기에서 박인비는 3∼5m 거리의 파퍼트를 쏙쏙 넣었다.
'이번엔 보기를 하겠구나'며 기대했던 최혜용은 박인비가 이렇게 위기를 번번이 넘기자 결국 제풀에 무너졌다.
조별리그 3차전에서 박인비는 정연주(26)보다 더 자주 그린을 놓쳤지만 보기는 훨씬 적었다. 정연주는 4개의 보기를 적어내며 승리를 헌납했다.
아이언샷이 살아난 16강전과 8강전에서는 박인비는 무더기 버디를 잡아냈다. 그린에 올라가면 거리를 가리지 않고 버디 퍼트를 집어넣자 상대 선수들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주저 앉았다.
준결승과 결승 역시 다르지 않았다.
준결승에서 9번홀(파4)에서 6m 파퍼트를 집어넣자 최은우(23)는 맥이 풀린다는 표정이었다.
장타와 3년차 답지 않은 배짱으로 무장한 김아림(23)을 맞아 힘겨운 승부를 펼친 결승에서 박인비는 결정적인 순간 만만치 않은 거리의 파퍼트와 버디 퍼트를 꽂아넣어 승부를 갈랐다.
6번홀(파4) 6m 버디 퍼트, 7번홀(파3) 4m 파퍼트, 13번홀(파3) 4m 버디 퍼트는 박인비에게 승리를 안긴 결정타였다.
박인비는 "이번 대회 내내 퍼팅이 너무 좋았다"면서 퍼팅이 우승으로 이끌었다는 사실을 선뜻 인정했다.
박인비는 이번 대회에서 남편이자 코치인 남기협 씨가 권한 블레이드형 퍼터를 새로 손에 쥐었다.
박인비는 "퍼터가 손에 맞는다. 당분간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박인비의 오랜 숙제 해결에는 치밀한 스케줄 조절도 한몫했다.
박인비는 "작년까지 출전한 국내 대회 19번 가운데 17번은 미국이나 유럽에서 비행기 타고 오자마자 치렀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최고의 컨디션으로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는 얘기다.
"올해는 국내 대회 우승을 하루 빨리 이뤄야겠다고 마음 먹었다"는 박인비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LPGA투어 대회를 빠지고 일찌감치 한국에 들어왔다.
다음주 LPGA투어 대회도 결장하기로 한 박인비는 이 대회를 위해 3차례 LPGA투어 대회를 건너뛰는 모험을 감행했다.
"작년 이 대회에 결승에서는 다리가 후들거릴 만큼 힘들었다"는 박인비는 "올해는 푹 쉬면서 대회를 준비한 덕에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느낌이 없다"고 밝혔다.
kh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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