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화산폭발 첫 중상자 발생…용암이 튀어 하반신 크게 다쳐(종합)

입력 2018-05-21 11:15   수정 2018-05-21 11:15

하와이 화산폭발 첫 중상자 발생…용암이 튀어 하반신 크게 다쳐(종합)

해안도로 타고 넘은 용암이 바닷물 닿아 유독성 연무 '레이즈' 발생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2주 넘게 화산재와 용암을 내뿜고 있는 미국 하와이주 하와이 섬(빅아일랜드) 동단 킬라우에아 화산 인근에서 첫 중상자가 나왔다.
주민과 관광객 수천 명이 대피한 가운데 그동안 다친 사람이 없었지만, 미처 대피하지 못한 주민 한 명이 용암이 튀면서 하반신을 심하게 다쳤다고 AP통신과 하와이 현지신문이 20일(현지시간) 전했다.
노스팜스 로드에 있는 집주인으로 알려진 이 주민은 자택 3층 발코니에 서 있다가 용암이 튀면서 암석 조각이 공중으로 날아가는 '라바 스패터(lava spatter)'에 정강이를 맞았으며, 다리를 심하게 다쳐 병원으로 옮겼다. 정확한 상태는 알려지지 않았다.
시장실 대변인 재닛 스나이더는 "'라바 스패터'는 암석을 녹인 발사체 같은 형태로 사람을 위협한다. 작은 조각에라도 맞으면 목숨을 잃을 수 있다. 냉장고 무게 만한 용암 조각이 날아다닌다"라고 말했다.



킬라우에아 화산 주변에는 할레마우마우 분화구와 주변 균열 등 모두 22곳에서 용암이 분출되고 있다.
가옥 36채가 부서진 데 이어 4채가 더 전소하거나 파괴됐다.
용암이 도로를 타고 넘으면서 주민 수십 명이 고립돼 있다가 주 방위군과 재난 당국이 동원한 헬기로 구출됐다.
동쪽 균열에서 흘러나온 용암은 산불도 일으켰다.
하와이 카운티 민방위국은 "시뻘건 용암이 닿은 지역 삼림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찍혔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주 탈출로인 137번 고속도로도 용암으로 위협받고 있다.
용암이 해안도로를 넘어 바다로 흘러내리면서 바닷물과 맞닿아 유독성 연무(煙霧)인 '레이즈'를 발생시켰다고 CNN이 전했다.
'레이즈(laze)'는 용암인 라바(lava)와 희뿌연 연무인 헤이즈(haze)의 합성어로 섭씨 1천200도에 달하는 용암이 바닷물에 닿으면서 화학반응을 일으키면서 뿜어내는 연기를 말한다.
'레이즈'에는 염화수소 또는 염산 성분이 포함돼 피부에 직접 노출될 경우 치명적일 수 있다고 하와이 화산관측소(HVO)는 경고했다.
지난 2000년 레이즈에 의한 사망 사고가 보고된 바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레이즈'가 폐, 눈, 피부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미 지질조사국(USGS)도 앞서 용암이 바다에 닿을 경우 재앙적 수준의 연기가 주변에 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USGS는 "미량이라도 피부에 닿으면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용암이 흘러내리는 해안가에는 현재 접근 금지구역이 설정돼 있다.
현재 킬라우에아 화산 주변에는 주민 2천 명 이상이 대피한 상태다.
화산재 가스 기둥은 여전히 상공 3㎞ 가까이 치솟아 있으며, 유독성 이산화황 가스를 내뿜고 있다.
oakchu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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