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포퓰리즘 연정 출범 '성큼'…"총리 후보에 변호사 콘테"(종합)

입력 2018-05-21 22:24  

伊포퓰리즘 연정 출범 '성큼'…"총리 후보에 변호사 콘테"(종합)
오성운동·동맹 대표, 오늘 대통령 만나 연정합의안 승인 요청
디 마이오 노동장관·살비니 내무장관 '물망'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지난 18일 공동 정부 운영안을 타결 지었던 이탈리아의 두 포퓰리즘 정당 오성운동과 동맹이 연정 구성의 가장 큰 걸림돌이던 총리 후보를 결정했다.
정부 구성의 최종 권한을 쥔 대통령이 두 정당의 정부 운영안과 총리 후보를 최종 승인할 경우 곧바로 서유럽 최초의 포퓰리즘 정권이 이탈리아에서 출범할 것으로 관측된다.



마테오 살비니 동맹 대표는 20일 로마 인근의 항구 도시 피우미치노에 마련된 오성운동-동맹 공동정부의 협약에 대한 지지 여부를 묻는 투표소에서 "누가 차기 정부를 이끌 총리가 될지에 대해 오성운동과 논의를 매듭지었다"고 밝혔다.
그는 총리 후보의 이름을 공개하지는 않겠다면서도 "나와 디 마이오 대표가 아닌 제3의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디 마이오 대표 역시 "대중의 친구가 총리 후보가 됐다"며, 결정된 총리 후보의 이름은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에게 맨 처음으로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두 정당이 합의한 총리 후보는 대중적으로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변호사 겸 법학교수 주세페 콘테(54)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하고 있다.
불필요한 관료주의 혁신을 주창해온 그는 총선 전 오성운동이 발표한 내각 후보 명단에 행정·탈관료주의부의 장관으로 포함된 바 있다.
남부 풀리아 출신으로, 영국 케임브리지대, 미국 예일대, 프랑스 소르본 대학 등 세계 유수 대학에서 수학하거나 연구한 그는 현재 로마에서 법률사무소를 운영하면서 피렌체대학과 로마 루이스대학에서 사법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오성운동은 디 마이오 대표를 총리 후보로 올리는 방안에 대한 희망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려 했으나, 살비니 대표의 완강한 반발에 부딪혀 콘테 교수를 절충안으로 내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에 디 마이오 대표는 오성운동의 대표 공약으로 연정 협약에도 포함된 빈민을 위한 기본소득 도입 약속을 실천하기 위해 노동·복지부 장관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고 현지 언론은 예상하고 있다.
반(反)난민 정서를 등에 업고 약진한 살비니 대표는 이민 정책을 총괄하는 내무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디 마이오 대표와 살비니 대표는 21일 오후 5시30분(현지시간)부터 대통령궁을 차례로 찾아, 연정 구성안과 총리 후보, 내각 명단을 대통령에게 최종 보고할 예정이다.
마타렐라 대통령이 두 정당의 합의 내용을 승인하면 이탈리아는 약 11주에 걸친 무정부 상태에 종지부를 찍고, 새 정부를 맞이하게 된다.
지난 3월 총선에서 33%에 육박하는 득표를 한 오성운동과 17%가 넘는 표를 얻은 동맹은 합산 의석이 과반을 웃도는 터라, 두 정당의 연정은 의회 신임투표를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각 정당에 책임감 있는 정책 제시를 주문하고, 친유럽연합(EU) 노선을 포함한 이탈리아의 외교 정책이 일관성 있게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해온 마타렐라 대통령이 막대한 재정 지출이 수반되고, EU의 재정·이민 정책과도 상충되는 두 정당의 정부 구성안을 순순히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다.



두 정당이 합의한 국정운영안에는 저소득층에 1인당 최대 780 유로(약 100만원)의 기본소득 지급, 소득 수준에 따라 15% 또는 20%의 단일 세율 채택, 2011년 도입된 연금 개혁안을 폐지함으로써 연금 수령 연령을 다시 하향하는 방안 등 연간 약 1천억 유로(약 127조원)의 나랏돈을 추가로 쏟아부어야 하는 계획이 핵심을 이루고 있다.
오성운동과 동맹은 공공 부문의 예산 낭비를 줄이고, 투자를 촉진함으로써 재원을 조달하겠다는 구상을 밝혔으나,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은 결여돼 있다는 지적이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정부 구성에 있어)단순히 공증인의 역할은 하지 않겠다"고 천명한 바 있어, 디 마이오 대표와 살비니 대표로부터 공을 넘겨받은 그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두 정당의 연정 협약은 압도적인 찬성으로 당원 투표의 관문을 통과했다. 지난 18일 당의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온라인 플랫폼인 '루소'를 통해 찬반 투표를 실시한 오성운동은 약 4만5천명의 당원이 투표에 참가, 이 가운데 94%가 찬성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19∼20일 전국 약 1천 곳의 광장에 투표소를 설치, 오성운동과의 연정에 대한 의견을 물은 동맹은 21만5천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이 가운데 91%가 지지를 표명했다고 발표했다.
일반 대중 10명 가운데 6명도 오성운동과 동맹의 연정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간 라 레푸블리카가 20일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성운동과 동맹의 연정을 지지한다고 밝힌 사람은 약 60%에 달했다. 두 정당의 연립정부 출범 대신에 재투표를 원한다고 말한 사람은 약 25% 선에 그쳤다.
▲ 유례없는 포퓰리즘 정권 출범이 임박하며 금융 시장은 이날도 출렁였다.
▲ 시장의 투자 심리의 척도로 인식되는 이탈리아와 독일 국채 10년물 스프레드(금리차)는 오전 한때 175bp까지 치솟았다. 이는 작년 8월 이래 최고치다. 밀라노 증시의 FTSE MIB 지수도 오전장에 2%가 넘게 급락한 뒤 오후에는 하락폭을 다소 줄였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