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포털 댓글조작 혐의로 기소된 김 모(필명 드루킹) 씨의 여론 조작사건을 둘러싼 논란이 갈수록 확산하고 있다. 이번엔 송인배 청와대 제1 부속비서관이 2016년 6월부터 대선 전인 지난해 2월까지 모두 4차례 드루킹을 만난 사실이 밝혀졌다.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전 의원이 드루킹을 만나게 된 것도 송 비서관이 드루킹 일행을 만났을 때 동석하는 기회를 가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송 비서관은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이다. 정권 핵심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거론되면서 규명해야 할 의혹은 더욱 커졌다.
납득이 되지 않는 점은 청와대가 한 달 전에 조사하고도 그동안 관련 내용을 전혀 설명하지 않은 점이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송 비서관으로부터 드루킹과 과거에 만난 적이 있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대면조사를 했지만 특별한 문제가 없어 조사종결 처리를 했고, 대통령에게도 보고하지 않았다고 한다. 송 비서관이 과거 드루킹과 몇 차례 텔레그램으로 메시지를 주고받은 적은 있지만 기사 링크는 아니었고, 송 비서관이 드루킹의 댓글 조작활동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으며, 경공모 회원과의 만남 중 처음 두 번에 걸쳐 한 번에 100만 원씩 200만 원을 현금으로 받은 것으로 드러났지만, 정치인들이 받는 통상적 수준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었다는 판단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의혹의 실체를 떠나 청와대가 조사 사실 자체를 한 달 가까이 함구하고 있었다는 점은 문제의 소지가 많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뒤늦게 보고받고 "국민에게 있는 그대로 설명하라"고 지시한 것도 비슷한 인식에서일 것이다. 청와대의 조사 시점은 이미 드루킹 의혹을 둘러싼 논란이 한창이던 때였다. 과거의 일이고 의혹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하더라도 뒤늦게 그 사실이 밝혀졌을 때의 파장을 고려했더라면 조사 즉시 투명하게 내용을 공개했어야 했다. 실체 여부를 떠나 의혹이 더욱 확산하고 있는 데에는 청와대 책임도 적지 않다.
국회가 드루킹 사건과 관련된 특별검사법안을 통과시킴에 따라 내달 말께는 본격적인 특검 수사가 착수될 것으로 예상한다. 특검팀은 특별검사 1명과 특검보 3명, 파견검사 13명, 특별수사관 35명, 파견공무원 35명 등 최대 87명 규모로 꾸려진다. 준비 기간 20일을 거쳐 60일간 수사하고 필요하면 30일을 연장할 수 있다. 이번 특검은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2012년 '내곡동 특검'보다는 규모도 크고 수사 기간도 길다. '살아 있는 권력'이 의혹의 논란 속에 거론되는 상황에서 역대 13번째인 이번 특검의 책임이 무겁다. 무엇보다 드루킹 일당이 작년 대선 전부터 불법 댓글조작을 했는지, 그 과정에서 여권 핵심 인사를 비롯한 정치권이 관여했는지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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