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한반도전문가들 "북한 비핵화 신중한 낙관주의 중요"

입력 2018-05-23 04:33  

프랑스 한반도전문가들 "북한 비핵화 신중한 낙관주의 중요"
한국입양아 출신 손포르제 의원, 프랑스 하원서 한반도 정세 토론회 마련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의 한반도·동북아 문제 전문가들은 내달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을 둘러싼 정세에 대해 "이미 당사자들에게는 상당한 진전"이라면서도 낙관 속에 신중한 접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북미정상회담 개최 결정이 이미 북한에게는 외교적 승리이고 정치적 성과물이 필요한 미국 트럼프 행정부에도 중대한 성과라고 평가하면서도, 북미회담에서 구체적인 결과물이 도출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프랑스 집권당 하원 의원이자 하원 한·불 친선협회장인 조아킴 손포르제(35) 의원은 22일(현지시간) 파리 시내 하원의사당(팔레 부르봉) 사무처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시민사회의 개입'이라는 원탁토론회를 열었다.
최근의 한반도 정세에 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반영하듯, 동아시아 전문가들은 물론 한·미·일 외교 당국자들과 현지 언론인들까지 참석해 프랑스 전문가들의 전망을 경청했다.
토론회를 마련한 손포르제 의원은 "북한의 비핵화는 당사국들이 개입하는 가운데 철저히 검증돼야 한다"면서도 "현재 북한과 미국은 대화하려는 의지가 충만하다. 비핵화에 대한 합의 도출이 이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평소 활발히 의견을 개진하며 프랑스와 한국의 '가교' 역할을 자처해온 그는 "프랑스 정부 또한 이런 과정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손포르제 의원은 한국 입양아 출신으로 방사선과 의사를 거쳐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 소속으로 작년 총선에서 해외지역구(스위스·리히텐슈타인)에 출마해 당선됐다.
다음은 토론회 발표자들의 주요 발언 요약.
▲알렉상드라 드 우프 셰퍼 박사(저먼마셜펀드 파리사무소장) = 북한과 미국이 인식하는 비핵화의 정도는 물론 타이밍도 다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개인적·정치적 자산을 쏟아 붓고 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북미정상회담을 성공시키려고 한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단기적인 성과를 내야 하는 입장인 그는 서두르고 있다.
반면에, 북한은 김정은 체제의 장기적인 미래를 내다보고 협상하려고 한다. 김정은은 또한 이처럼 트럼프가 서두르는 상황도 잘 이해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미국 리더십의 성격은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제는 모든 문제를 관장하려는 세계의 경찰 역할에서 벗어나 (안보 문제에서) 파트너 국가들이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중동 문제를 봐도 유럽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그러나 한반도 문제는 각 행위자가 다른 목적과 이상을 갖고 있어 매우 복잡하다.
북·미 정상 만나는 것 자체가 큰 전진이지만, 이번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문제에 관한) 구체적 결론이 나올 것 같지는 않다.
▲앙투안 봉다즈 박사(프랑스 싱크탱크 전략연구재단(FRS) 연구위원) = 국제사회의 목표는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인데 이 목표까지 갈 길이 매우 멀다. 북한의 태도를 봐도 돌변할 리스크는 상존한다. 과거 핵 폐기 추진 과정에서도 북한이 비핵화를 약속했다가 무산된 적이 있지 않은가. 아직 북한의 태도에 대해 완벽하게 믿을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정상회담 즈음해서 북한에서 상징적인 조치들이 이뤄지겠지만,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북한의 비핵화가 국제사회의 목표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합의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그래도 신중한 낙관주의가 중요하다. 북미정상회담은 북한에게는 이미 외교적 승리다. 미국 정상이 북한 지도자를 만나준 적이 없기 때문이다. 북한으로서는 좋은 거래를 할 기회이자, 미국에도 정치적인 이득이 있는 회담이다.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위협을 줄여 한반도의 안정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마리아 셰푸리나(포괄적핵실험금지기구(CTBTO) 대외협력팀장) = 완벽한 핵 폐기를 위해서는 단순히 현장에서 육안으로 보고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믿을 수가 없다. 기술력을 갖춘 전문가단이 현장 실사를 가서 핵 폐기 과정을 정밀 감시하고 검증을 해야 한다.
유엔 산하 기구인 CTBTO는 첨단 기술력과 전문가를 폭넓게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이번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행사에 초청받지 못했다.
우리가 북한의 핵 폐기 과정에서 참여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북한이 참여를 요청하는 형식이 아니라 국제기구가 비핵화 프로세스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밀어줘야 한다.
yongl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