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영토 크림반도에 건설된 인프라"…교량 파괴론도 지속 제기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가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에서 병합한 크림반도와 러시아 남부 지역을 연결하는 다리 '크림교'는 우크라이나 소유라고 우크라 의회 의원이 주장하고 나섰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의회(최고 라다) 의원 네스토르 슈프리치는 23일(현지시간) 자국 TV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크림반도는 물론 최근에 개통한 크림교도 당연히 우크라이나 소유라고 주장했다.
그는 "크림은 실제로 우리 것이다. 우크라이나 국민이자 국가 활동가로서 나의 의견은 크림 영토에 건설된 모든 인프라도 우크라이나 소유라는 것이다. 크림이 우리 것이면 케르치교(크림교)도 당연히 우리 것"이라고 말했다.
슈프리치 의원은 크림교 높이가 낮아 대형 선박들이 통과할 수 없다는 주장도 반박했다.
그는 "지난 50년간 케르치 해협을 지나다닌 선박들은 교량 밑으로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다"면서 선박들이 아조프해 연안의 우크라이나 항구들로 입항하기 위해 크림교를 통과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앞서 지난 15일 우크라이나에서 병합한 크림반도와 러시아 남부 지역을 연결하는 19km 길이의 다리 '크림교'를 개통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크림교 자동차 도로 개통을 축하하는 이날 기념식에 참석해 러시아제 '카마즈' 트럭을 직접 몰고 처음으로 다리를 건너는 퍼포먼스를 연출했다.
러시아의 크림교 건설은 크림반도에 대한 영유권을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선 불법적 크림 병합의 상징인 크림교를 파괴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의회 의원 이고리 모시이축은 전날 "자국 영토와 국민을 지키기 위해 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모든 정상적 나라는 당연히 교량, 철도, 공항 등의 적대적 인프라 시설을 파괴하려 한다"면서 크림교 폭파를 주장했다.
이에 앞서 미국 온라인 언론 매체 '워싱턴 이그재미너'(Washington Examiner)의 톰 로건 기자도 크림교 개통 당일인 지난 15일 '우크라이나는 푸틴의 크림교를 폭파해야 한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다리가 "우크라이나의 국가로서의 신뢰성에 대한 충격적인 모욕"이라면서 파괴를 제안했다.
러시아는 지난 2014년 3월 친서방 노선을 채택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응징으로 그때까지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반도를 자국으로 병합했다.
크림 거주 주민들을 상대로 한 찬반 투표에서 96.7%가 러시아 귀속을 지지했음을 근거로 들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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