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문학 넥센전 6⅔이닝 1실점으로 시즌 2승째
"길게 던져 중간 계투 선수들이 쉴 수 있어서 기뻐"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SK 와이번스 오른손 투수 문승원(29)의 시즌 성적은 2승 3패 평균자책점 3.76이다.
승리와 패전, 그리고 평균자책점만 놓고 본다면 평범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팀의 다섯 번째 선발 투수라는 역할과 세부 성적을 살펴보면 그가 SK 마운드의 대들보 역할을 맡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SK의 개막 첫 5경기 선발 등판은 메릴 켈리∼김광현∼앙헬 산체스∼박종훈∼문승원 순이었다.
구단에서 철저하게 이닝을 관리하는 김광현과 몸 상태가 완전치 않은 켈리, 그리고 지난해까지 불펜으로 주로 뛰었던 산체스는 선발 로테이션을 종종 건너뛰었다.
대신 문승원은 박종훈과 함께 10경기씩 등판하며 순서를 꼬박꼬박 지킨다.
단순하게 자리만 지키는 게 아니다. 문승원은 등판일에 팀 승리를 기대할만한 투수로 성장했다.
52⅔이닝을 소화한 문승원은 규정이닝을 채운 26명의 투수 가운데 한 명이다.
평균자책점은 3.76으로 리그 13위다. 프로야구에 10개 팀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2선발급 활약을 펼치는 셈이다.
문승원에게 부족한 건 실력보다는 승운이었다.
그는 24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뒤늦게 시즌 2승(3패)째를 수확했다.
6⅔이닝 동안 안타 6개를 내줘 1점으로 막은 문승원은 2012년 입단 동기인 한동민이 역전 2점 홈런을 터트린 덕분에 3-1 승리를 이끌었다.
102개의 투구 중 스트라이크 70개를 던져 공격적으로 투구한 문승원은 최고 시속 147㎞ 직구를 앞세워 넥센 타자를 압도했다.
이번 시즌 문승원의 볼넷은 10개다.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그보다 볼넷을 적게 내준 건 산체스(5개)와 이재학(NC 다이노스·9개)뿐이다.
여기에 올해 완성도를 높인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은 그가 선발 투수로 꾸준한 활약을 펼치는 이유를 말해준다.
문승원은 시즌 2승을 거둔 뒤 "내가 길게 던져서 중간 계투 선수들이 쉴 수 있었던 게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내) 4번으로 리그 공동 20위에 올라 있다.
그보다 조건이 더 까다로워 '이닝 이터'의 상징과 같은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내)는 3번으로 리그 공동 6위다.
팀 내에서도 최다 기록이다.
한때 1위까지 치고 올라갔던 SK는 최근 6연패를 겪었다.
그러나 탄탄한 선발진 덕분에 연패에서 벗어난 뒤 2연승으로 다시 상승세를 탔다.
문승원은 "팀이 좋은 분위기로 가고 있는 것 같아서 뿌듯하다"고 자부심을 보였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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