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UMNO 총재 보관·관리하던 돈…마하티르도 예외 아니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비리 의혹을 받는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전 총리 일가의 아파트에서 압수된 거액의 현금과 외화가 소속 정당의 비밀자금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25일 일간 뉴스트레이츠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흐맛 자힛 하미디 통일말레이국민조직(UMNO) 총재 직무대행은 전날 성명을 통해 "수사가 끝나면 경찰이 해당 자금을 UMNO에 돌려주길 요청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이 돈이 UMNO 역대 총재가 선거 등에 활용하기 위해 보관·관리해 온 당 자금이라고 말했다.
나집 전 총리는 지난 12일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UMNO 총재와 전 연정 국민전선(BN) 의장직에서 사퇴했는데, 이후 후임 총재에게 인계돼야 했을 자금이 중도에 경찰에 압수됐다는 주장이다.
자힛 UMNO 총재 직무대행은 말레이시아 신정부를 이끄는 마하티르 모하맛(93) 신임 총리도 2003년 UMNO 총재직에서 은퇴할 당시 1억2천만 링깃(약 325억원)에 이르는 돈을 당과 당원들에게 반환한 사실이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나집 전 총리 일가의 집에서 발견된 고가의 사치품과 보석류 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말레이시아 경찰은 지난 16일 밤부터 나흘에 걸쳐 나집 전 총리 일가의 집과 아파트,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명품 핸드백이 담긴 상자 284개와 현금·외화가 든 가방 35개 등을 확보했다.
압수된 현금과 외화의 규모는 1억3천만 링깃(약 352억원)으로 집계됐다.
함께 발견된 대량의 명품백과 시계, 보석류 등 사치품은 아직 감정이 완료되지 않았지만, 경찰은 다이아몬드 등 보석의 가치만도 시가로 2억 링깃(약 543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나집 전 총리는 2009년 설립한 국영투자기업 1MDB를 통해 최대 60억 달러(약 6조5천억원)에 달하는 공적자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여권 수뇌부의 부정부패와 민생악화에 분노한 말레이시아 국민은 이달 9일 총선에서 야권에 몰표를 던져 나집 전 총리를 권좌에서 몰아냈고, 새 정부는 즉각 비자금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에 착수했다.
나집 전 총리는 지난 12일 인도네시아행 항공편에 타려다 출국이 금지됐다.
말레이시아 반부패위원회(MACC)는 지난 22일과 24일 두 차례에 걸쳐 그를 소환해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한 진술을 청취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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